건강검진 후 '뜨끔'한 당신, 다이어트 결심했다면

식이요법·운동 병행해야…"식탁을 바꿔야 신체 기능 회복"

입력 : 2020-03-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평상 시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지만, 정작 건강검진을 받으면 '주의 요망' 소견을 받는 사람이 많다. 예상치 못한 건강검진 결과를 받은 뒤 일반적으로 하는 것이 '올해는 꼭 몸 관리에 나서야지'라는 결심과 함께 시작하는 다이어트다. 건강검진의 다양한 지표가 비만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건강관리의 시작은 적절한 음식 선택이다. 만약 건강검진 후 당뇨병이 걱정될 정도로 당수치가 높아졌다면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고탄수화물 식품을 피하는 '당질제한식'으로 건강한 식탁을 꾸리는 게 유리하다. 쌀밥과 면, 빵, 떡 등은 멀리하고, 건강한 탄수화물인 통곡물, 통밀빵 등으로 대체하면 된다. 고기와 계란, 생선, 두부 등 건강한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해도 좋다. 요리는 후추와 소금 정도로 맛을 내는 게 핵심인데, 조미료에도 대부분 당분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다만 탄수화물에 이미 중독되다시피 한 사람은 처음에는 단백질을 충분히 먹어도 어딘지 허전한 느낌을 받기 쉽다. 특히 평소 흰쌀, 밀가루, 설탕 등 3백 탄수화물을 선호하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정제된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올렸다 떨어뜨려 나도 모르게 탄수화물을 갈구하게 된다.
 
소재용 365mc 영등포점 대표원장은 "탄수화물은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이다보니 뇌가 탄수화물 고갈에 예민한 것은 당연하다"라며 "혈당이 떨어질 때 기운이 없고, 집중력이 저하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를 예방하려면 혈당을 천천히 올려주는 양질의 탄수화물을 공급해 혈당수치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며 "당이 떨어질 때 좋은 간식은 카카오 함유량 70% 이상의 다크초콜릿이나 견과류"라고 말했다.
 
술은 거의 마시지 않는데 자꾸 복부지방이 두둑해지고, 건강검진 결과 간수치가 점점 높아진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지방간은 간에서 지방 비중이 5% 이상인 상태로 현대인에 흔하지만, 방치하면 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치료약은 따로 없다. 식단조절과 유산소 운동만이 해답이다. 간에 축적된 지방은 지방흡입으로도 제거하지 못한다. 소재용 원장은 "한국인의 지방간은 탄수화물 식습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보니 우선 평소 열량 섭취량의 25% 정도를 줄이고, 당질제한식을 병행하는 게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처음부터 음식을 갑작스럽게 줄이기 어렵다면 식후 코스처럼 챙기던 달콤한 커피나 음료수부터 끊어보는 것이 좋다. 달달한 음료 속에는 과당이 가득하다. 과당은 오로지 간에서만 대사되며, 지나친 양이 유입될 경우 지방 성분으로 변환돼 지방간을 가속화한다. 
 
만약 건강검진 결과에서 'LDL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면 TLC(Therapeutic Lifestyle Changes) 다이어트가 추천된다. 밀도가 낮은 LDL콜레스테롤이 과다하면 혈관 속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죽상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 TLC 다이어트는 이를 관리해 LDL 콜레스테롤을 줄여주고, 자연스러운 체중 감소 효과를 이끌어온다. 미국심장학회가 심장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이요법으로 승인한 바 있다.
 
콜레스테롤 섭취량은 하루 200㎎ 이내로 조절하고, 세끼 식사마다 최대 43.5g의 식이섬유를 섭취해야 LDL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유리하다. TLC 다이어트의 핵심은 포화지방 섭취량을 일일 칼로리의 7%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다. 버터, 우유, 소시지, 햄 등 가공육류 등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대신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 과일, 채소 등의 섭취량을 늘린다.
 
하루 최대 4접시의 과일과 매일 3~5 접시의 채소를 섭취하는 게 TLC 다이어트의 골자다. TLC 다이어트 시에는 매일 육류를 약 140g 이상 섭취하되 붉은 고기 대신 닭고기·칠면조 등 가금류나 생선으로 대체한다. 소 원장은 "현대인 중에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등 다양한 대사질환의 경계선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럴 경우 가장 먼저 식탁을 바꿔야 신체가 제 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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