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선거법 위반·명예훼손' 나경원 의원 11차 고발

"당선 목적 허위사실 광범위 유포" 주장

입력 : 2020-03-09 오후 5:07:0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시민단체가 미래통합당 나경원 의원이 지역구 구민에게 허위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면서 9일 경찰에 고발했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오는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 나경원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유포죄), 명예훼손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그동안 나 의원을 검찰에 10차례에 걸쳐 고발했으며, 이날 고발을 포함하면 고발 사건은 총 11차에 이른다.
 
이들 단체는 고발장에서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동작구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비리 혐의들에 대한 명백한 허위와 거짓, 그리고 자신의 비리 혐의들에 대해 보도하거나 고발한 공영언론사와 공익적·독립적 시민단체들에 대한 명예훼손과 음해로 가득한 문자를 다량 살포한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이에 대해 공직 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형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발인 나경원은 자신의 여러 비리 혐의가 매우 구체적으로 여러 언론 보도들과 관련 기관들의 감사 결과로 많은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고, 그래서 공익적·독립적 시민단체들로부터 10차례나 고발을 당한 것인데도 페이스북 등 SNS에도 자신의 비리에 대한 문제 제기는 모두 허위이거나 정치공작이란 식으로 허위사실을 계속 유포하고 있다"며 "이 역시 전형적인 자신의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광범위하게 유포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1월과 2월 1차례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보도를 통해 나경원의 아들이 IEEE란 국제학술기구에 제출한 논문에 대해 IEEE가 표절이란 입장을 밝히고, 정식으로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또 다른 위계를 통한 업무방해 혐의와 성신여대가 직권을 수시로 남용해 온 나경원의 부당한 청탁을 받고 딸을 미국의 위스콘신대에 연수를 보내는 특혜를 주려고 했던 문제까지 사실로 드러났는데, 이 역시 이번 고발 내용에 포함하니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나경원 의원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국회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나 의원은 지난 1일 서울 동작구 주민에게 '오늘 모 약국에 입고되는 마스크 수량은 겨우 100장. 마스크 구입을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은 마치 전시 상황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권은 마스크, 방호복 등 지금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 것들을 중국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500만달러, 우리 돈으로 60억원 규모에 이릅니다. 기가 막힙니다.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이 먼저입니까? 대통령 눈에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한 '절박한 대기 줄'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까?'란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문자메시지에는 '덧붙여 이번 동작을 총선에 관한 말씀드립니다. '나경원 낙선'이 최대 목표라도 되는 듯 '자객공천'을 공언하더니, 민주당-좌파언론-좌파시민단체가 한 몸이 되어 주도면밀한 네거티브를 지속했습니다', '이미 허위사실로 밝혀진 사안들로 무려 10차례나 저를 고발한 시민단체 대표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이 되었습니다'란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이들 단체는 "2019년 정기국회에서 저소득층 마스크 지원 관련 예산을 깎으려고 주도했던 정당이 미래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이고, 미래통합당이 방역·검역 관련 예산을 깎는 것도 주도했다"며 "당시 나경원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였는데, 그에 대해서는 일말의 반성도 없이 현 정부 탓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사태 관련해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신천지 교회의 문제나, 미래통합당이 집권하던 시절에 메르스 문제 대응을 진짜 잘못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도 대책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한 몸'이란 표현은 마치 민주당과 언론사들, 고발 시민사회단체들이 내통하면서 한 편이 돼 나경원 의원에 대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허위의 주장으로, 이는 독립적 언론사들과 자주적 시민사회단체들에 대한 중대한 명예훼손이고 음해이자 선거법이 금지하는 허위사실유포 행위"라며 "자신의 문제를 지적하면 거기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면 될 일을, 그런 대응은 전혀 못 하면서도 '좌파' 언론, '좌파' 시민단체라고 색깔론으로 일관하는 것도 매우 시대착오적이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이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고발 사건에 대한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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