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워크스루' 지역주민 반발 확산

"얻는 것보다 잃는 것 많다"…2시부터 본격 운영

입력 : 2020-04-03 오후 2:56:5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잠실에 설치한 '워크스루(Walkthrough)' 방식의 선별진료소 운영이 본격화하면서 거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입국자들이 전용 공항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워크스루 선별검사 실시를 의사로서 강력히 반대한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잠실은 하루 유동인구가 엄청난 곳"이라며 "이곳에 선별검사소를 설치하고,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천공항에서 잠실 종합운동장까지 막히면 2시간도 걸리는데, 그동안 감염방지는 어떻게 하나"라며 "버스 타고 오면서 감염이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공항 가까운 곳에 훨씬 좋은 장소가 많을 텐데 굳이 서울 한복판까지 감염자를 데려와서 검사하겠다는 것은 의학적으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결정"이라며 "의사로서 많은 것을 참으며 지금까지 버텨왔지만 서울 시민 전체의 목숨을 인질로 삼는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운동장에서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사진/뉴시스
 
앞서 잠실운동장이 있는 지역구인 송파을 여야 총선 후보들도 선별진료소 설치에 반기를 든 바 있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종합운동장서 일괄적으로 검사해 개별 귀가시키는 방법은 틀렸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지만 인천공항에서 잠실운동장이 옆집도 아니고 이런 전시행정을 벌이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최 후보는 잠실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운영을 시작하기에 앞서 주민 피해를 덜 수 있는 방안을 서울시에 제안하기도 했다. △입국자 중 무증상 전수조사를 각 자치구에서 선별 진료하는 것을 기본으로 할 것 △잠실 워크스루는 현재 송파 보건소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선별 진료 대상자를 위한 조치일 것 △서울시와 송파구청은 송파구 거주 입국자들의 귀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조치까지 취할 것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운영을 시작한 워크스루 방식의 잠실운동장 선별진료소는 도보 이동형 진료소이다. 하루 1000명 정도의 해외 입국장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진단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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