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 통행세 30% 과도"…국회도 규제 카드 만지작

국회, 국내 CP 의견 청취중…스타트업·소비자 피해 우려

입력 : 2020-08-18 오후 3:15:5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구글이 자사 앱마켓 구글플레이에서 게임 외 일반 앱의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회가 규제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모 의원실은 구글의 앱 수수료율 인상에 대한 국내 주요 콘텐츠제작자(CP)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CP들은 구글이 앱 수수료율을 인상할 경우 국내 업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구글은 현재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인앱결제 수수료율을 다른 디지털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 변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이에 대해 아직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다. 구글코리아도 이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의원실은 CP의 의견을 청취한 후 구글이 실제로 일반 앱 결제 수수료율 인상을 강행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막을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CP들은 모바일 앱 마켓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구글 플레이에서 수수료율이 인상될 경우 기업들과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덩치가 큰 기업들은 구글이 수수료율을 인상할 경우 그나마 버틸 여력이 있다고 해도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게는 치명적이다. 앱 매출의 30%를 구글에게 수수료로 내게 되면 그만큼 투자 여력이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투자금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인건비를 충당하며 회사를 이어가는데 고정비 성격인 구글 수수료가 인상되면 타격이 크다"며 "향후 개발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고 새로운 서비스가 이어지지 않으면 회사의 존폐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말했다.
 
기업들이 압박을 받으면 소비자들의 이용요금 추가 부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커진 만큼 요금을 조금이라도 올리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CP들이 구글 플레이에서 자사 앱을 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구글이 국내 앱 마켓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의 '2019 모바일 콘텐츠 산업 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플레이의 국내 총매출액은 5조 9996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앱마켓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약 63%다. 
 
구글 플레이 캡처 화면
 
앞서 구글의 앱 수수료 인상을 막기 위한 법안 발의도 나왔다. 미래통합당 박성중 의원은 지난 12일 독점적 지위를 가진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한 결제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앱 마켓 사업자가 모바일 콘텐츠 등의 거래를 중개할 때 특정한 결제수단을 강제하거나 불합리·차별적 조건 또는 제한을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는 것이 골자다. 박 의원은 "공정위의 조사는 시장 지배력 남용 소지에 대한 점검여부만 검토하기 때문에 전기통신사업법을 통한 직접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며 "구글과 애플의 이른바 앱통행세로 인한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국내 시장 보호 정책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규제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이 실제로 수수료율 인상에 나설 경우 함께 대응할 방침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