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 대출모집인 수수료율이 상승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출 수요가 증가하자 오프라인 모집인 영업을 강화한 탓이다. 특히 디지털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형 저축은행이 높은 수수료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대출모집인 통합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저축은행 대출모집인 평균 수수료율이 2.72%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0.12%포인트 늘었다.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수수료율은 각각 2.99%, 2.24%였다. 대출모집인 수수료는 금융회사가 대출모집 시 제공하는 인센티브다.
은행은 전분기와 동일한 요율을 적용했다. 은행이 대출모집인에게 제공한 평균 수수료율은 0.25% 수준이었다. 신용대출 수수료율은 1.31%, 담보대출 수수료율은 0.22%에 그쳤다.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이 수수료를 확대한 것은 오프라인 점포가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이 크다. 점포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대출모집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코로나 장기화로 대출 수요가 증가한 상황에서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보다 점포수가 적은 저축은행은 대출모집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시중은행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저축은행으로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고객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수수료를 높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중소형 업체가 더 높은 수수료를 부여했다.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 수수료율을 제공한 업체는 대신저축은행이었다. 대신저축은행의 대출모집인 평균 수수료율은 3.68%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수수료의 경우 지방에 위치한 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호남에 소재한 삼호저축은행은 3.99% 수수료율을 적용해 거의 4%에 육박했다. 뒤를 이어 엠에스저축은행(대구) 3.9%,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충청) 3.8%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했다.
담보대출 수수료는 법인영업 비중이 큰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높았다. KB저축은행이 3.56%의 수수료율을 적용해 가장 많은 수수료를 지급했다. DB저축은행이 3.52%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업계 상위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았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평균 수수료율은 3.02%를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은 2.44%, 웰컴저축은행은 2.4%에 불과했다.
업계에선 대형과 중소형, 수도권과 지방 저축은행 간 수수료 격차는 비대면 인프라 수준 차이가 주효했다고 판단했다. 상위 업체들은 비대면으로 대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디지털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 저축은행은 대출모집인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은 별도로 디지털 인프라 전산망을 구축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 수도권 대형 업체에 비해 대출모집인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