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장동 역풍 우려에 정책공약으로 선회

추미애·김두관 비판에 곤혹…'안전한 후보론'으로 호남민심 공략

입력 : 2021-09-23 오후 7:03:25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 대선주자 향방을 가를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이낙연 후보의 고민이 커졌다. 이재명 후보를 향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공세를 강화, 자신이 주장하고 있는 '안전한 후보론'으로 호남 민심을 파고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추미애·김두관 등 다른 후보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자칫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그가 꺼내든 카드는 '정책공약'을 통한 우회 공격이다.  
 
이낙연 후보는 기존 토지독점규제 3법에 더해 최근 대장동 의혹 관련 공영개발 공약도 발표하며 이재명 후보를 적극 견제하고 나섰다. 이낙연 후보는 23일 오후 울산시의회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거론한 뒤 "공공이 소유한 토지를 활용해 민간업체가 이처럼 막대한 부동산 이익을 챙겼다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며 '공공토지 및 공영개발 원칙'을 발표했다. 
 
이낙연 후보는 민간 토지개발의 경우 민간이 자유롭게 개발하되, 개발이익의 최대 50%를 환수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대표발의한 '개발 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논란의 중심에 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같은 민간 사업자가 수의계약을 진행하거나 개발 대행을 할 수 없도록 도시개발법 시행령을 고치겠다고 했다. 그는 앞서 토지 공개념을 담은 '토지독점규제 3법'을 통해 불공정한 부동산 이익을 차단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오는 25·26일 있을 호남권 경선을 마지막 승부처로 보고, 뒤집기 시도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이낙연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영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호남의 향방이 이번 경선을 (결정) 짓는다고 생각한다"며 "이낙연 후보가 다시 5대 3으로 지면 민주당 경선은 사실상 여기서 끝이 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우선 이재명 후보가 호남에서 5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막는 게 저희들의 1차 목표"라며 "조심스럽지만 이길 수 있다. 한 40%에서 5% 안팎으로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장동 의혹을 어떻게 요리하느냐는 숙제다. 이재명 후보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처럼 언급할 경우, 국민의힘 등 야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은 고민. 의혹을 이재명 후보와 엮어 상대를 '불안한 후보', 자신을 '안전한 후보'로 대치시켜야 하지만, 공세 수위가 지나칠 경우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캠프 내에는 상존한다. 이낙연 후보가 평소 주창해 온 '원팀 정신'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에서 경쟁 후보들은 이재명 후보를 거들고 나섰다. 김두관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장동이 난장판 소재가 된 이유는 오로지 마타도어 때문"이라며 "보수언론이 만들어내고 국민의힘이 나발 불고 우리당 후보까지 부화뇌동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이낙연 후보를 직격했다. 추미애 후보는 전날 "이낙연 후보는 거듭된 실수를 하고 있다"며 "언론을 빙자해 민주당 경선장에 끌고 와 내부총질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공조, 대장동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특별검사 도입과 국정감사를 요구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낙연 캠프 측은 일단  '안전한 후보론'을 이어갈 방침이다. 캠프에서 총괄부본부장 겸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병훈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부총질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며 "국민들에게 의혹을 사고 있으니까 이재명 후보가 직접 국민께 설명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후보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른바 '이재명 리스크'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사진은 19일 오후 광주 MBC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토론회 리허설에서 이낙연 후보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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