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두 축은 친이·검찰…대선후보 일등공신은 문재인정부

핵심 실세는 권성동…정진석 '충청' 주호영 '대구' 다지기…법조계 서초동 캠프도 한몫

입력 : 2021-11-07 오후 5:18:19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윤석열 후보가 제1야당 대선후보에 오르기까지 도왔던 사람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분류된다. 하나는 국민의힘에서 그를 뒷받침한 과거 친이계이며, 두 번째는 검사 시절 인연으로 얽힌 검사 출신의 법조인들이다. 무려 9수를 한 사법시험부터 사법연수원, 오랜 기간의 검사 생활로 이어져 온 인연이 핵심이다.
 
윤 후보는 지난 34일 검찰총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그 뒤 6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검찰총장에서 전격 사퇴한 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8개월에 불과하다. 정치 신인임에도 줄곧 지지율 1·2위를 달린 그의 캠프는 직함을 가진 참모만 250명이 넘고, 전·현직 의원도 100여명에 이른다. 이에 친윤계라는 새로운 계파가 주류로 자리한 모양새다.
 
윤석열 후보는 정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줄곧 지지율 1·2위를 달린 그의 캠프는 참모만 300명에 육박했다.사진은 윤 후보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주호영,박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권성동본부장 등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故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당내 친윤계는 윤 후보가 입당하기 이전부터 '입당 촉구 성명'을 내걸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회부의장인 5선의 정진석 의원을 필두로 4선의 권성동재선의 윤한홍·이양수, 초선의 유상범·윤주경·윤창현·지성호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40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 629일 윤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의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한 캠프 내 관계자는 "권성동 의원을 필두로 윤한홍 의원이 경선과정 내내 핵심 역할을 하면서 캠프를 이끌었다"며 "권 의원은 아침마다 캠프가 다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호통을 치는 등 위계를 명확히 정립했다. 사분오열됐던 캠프도 권 의원이 군기반장을 잡으면서 체계가 잡혔다. 반면 윤 의원은 조용하게 핵심 실무를 챙겼다"고 평가했다.
 
권 의원은 이 같은 역할을 바탕으로 윤 후보의 최측근이자, 캠프 실세로 자리했다. 지난 629일 대선출마 선언 때 윤 후보의 오른쪽에 서면서 '우성동'이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는데, 윤 후보와는 1960년생 동갑내기 소꿉친구에 검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윤 후보가 정치 선언을 하기 이전부터 도왔고, 지난 9월부터는 캠프 좌장으로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아 캠프를 진두지휘했다.
 
권 의원을 비롯해 윤한홍 총괄부실장과 박민식 기획실장, 신지호 정무실장 등이 핵심 실무를 담당했다. 이들은 모두 옛 친이명박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당초 캠프 총괄실장이었던 장제원 의원도 아들 문제로 캠프 총괄상황실장에서 자진해서 사퇴했지만, 여전히 윤 후보를 측근에서 보좌하는 핵심으로 통한다.
 
이명박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지난해 12월 윤 후보를 "고향친구"라고 부르며 그의 정계 진출을 꺼내들었다. 윤 후보는 서울 출신이지만, 부친 고향이 정 의원과 같은 충남 공주다. 윤 후보의 지지율 변곡점마다 지지 발언으로 힘을 실었고, 충청 지역의 밑바닥 표밭갈이를 적극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인 주호영 의원도 캠프 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윤 후보를 적극 도왔다. 그는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 당시부터 윤 후보의 국민의힘 합류를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주 의원은 정 부의장과 함께 당내 최다선으로 그의 지역구가 있는 보수 텃밭 대구에서 윤 후보의 지지를 적극 이끌어냈다.
 
여기에 중량감 있는 중진급 정치인들이 선대위원장으로 캠프를 뒷받침했다. 선대위원장에는 박진·김태호·하태경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이름을 올렸다. 종합상황실 산하에는 이상일 공보실장, 이용 수행실장, 박민식 기획실장 등이 측근으로 꼽힌다.
 
검찰 출신인 권영세(사법연수원 15), 정점식(사법연수원 20), 유상범(사법연수원 21) 의원도 윤 후보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권영세 의원은 사법시험을 함께 하는 등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진(사법연수원 21주광덕(사법연수원 23박민식(사법연수원 25) 전 의원도 검사 출신으로 윤 후보를 도왔다.
 
손경식 변호사(우)와 이완규 변호사(좌)는 처가 관련 소송을 대리하며 직간접적인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4일 법무부장관 상대 징계처분 취소 청구 소송 선고기일을 마친 뒤 패소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여기에 법조계 출신 인맥도 적지 않다. 윤 후보와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석동현(사법연수원 15) 변호사는 윤 후보 캠프 특보단장을 맡았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한 주진우(사법연수원 31) 변호사도 측근으로 꼽히는 법조계 인맥이다.
 
안대희 전 대법관과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종빈 전 검찰총장 등도 법조계 출신 조언그룹으로 분류된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전 특검, 검찰 후배인 한동훈 검사장은 현직 공무원으로 캠프에서 활동하지는 않지만, 윤 후보에게 실시간으로 조언을 건네는 몇 안 되는 최측근으로 꼽힌다.
 
손경식 변호사(사법연수원 24)와 이완규 변호사(사법연수원 23)는 처가 관련 소송을 대리하며 직간접적인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법무부가 윤 후보에 대한 징계 청구시 특별변호인으로 나섰고, 지금도 징계취소 청구 소송을 맡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인사들이 캠프의 줄기를 이루는 것도 특징이다김 전 비대위원장은 윤 후보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비전전략실장을 맡은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비롯해 윤희석 공보특보, 김병민 대변인, 함경우 상근 정무 보좌역은 김 전 위원장과 특별히 가깝다.
 
김 전 위원장도 경선 주요 국면마다 윤 후보에게 수시로 조언을 해왔다. 중앙선대위가 출범할 경우 김 전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윤 전 후보를 직접 도울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가 이런 방안에 공감대를 이뤘고, 김 전 위원장도 사실상 수락하는 방향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경선 국면마다 윤 후보에게 조언을 해왔다. 사진은 지난 8월 17일 윤 후보가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는 모습. 이날 회동은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사진/뉴시스 
 
한편, 지금의 윤 후보를 있게 만든 일등공신은 집권여당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 후보가 처음부터 정권교체의 대표주자는 아니었다.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에서 적폐 청산을 주도하며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다. 한직을 떠돌던 윤 후보에게는 전례 없는 파격 인사였다. 청와대는 2019년,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5기수 아래인 그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는 파격 인사까지 단행하며 검찰의 윤석열 친정체제를 도왔다. 
 
그러나 채 한달도 되지 않아 조국 일가의 수사를 계기로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조국 전 장관이 어렵게 청문회를 거쳐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됐지만 계속된 불화 끝에 옷을 벗었다. 이후 추미애 전 장관이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오히려 갈등은 격화됐다.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정면도전과 검찰의 정치 개입이라는 여권의 질타에도 그는 아랑곳 없이 반문의 정점에 올라서게 됐다. 급기야 6월29일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대세론을 이어가며 제1야당 대선주자로 확정됐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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