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박근혜 사면에 "문 대통령, 혼자 후폭풍 짊어진 것"

"설마 저를 빼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했을까…저는 사면 안 하는 게 맞다는 입장"

입력 : 2021-12-26 오후 12:19:11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과 관련해 "형식적으로 보면 사면권을 제한하기로 했던 (문 대통령이)약속을 어긴 것처럼 보일 수 있기도 하다"면서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후폭풍이나 갈등 요소를 대통령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싶다"고 추정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대통령의 사면권은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은 변하는 것이고 국민의 의지도 변화하기 때문에 상황이 바뀔 경우에도 과거의 원칙이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사면 발표 직후 '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낸 것에 대해 "그 문안을 만드는 데 저희도 많은 고심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위가 높을수록 책임도 더 크다"며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도 저는 안 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다만 이 후보는 "문 대통령께서 (사면 반대)의견과 국민의 목소리, 역사적 책무 등을 다 합쳐서 그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는가"라며 "그런 상태에서 저희가 뭐라고 논평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청와대와 선거대책위원회 간 사면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설마 저를 빼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했을 거 같진 않다"며 자신이 몰랐던 사안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는 특히 "워낙 예민한 상황이고 저는 (사면에)반대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에 후폭풍이나 갈등 요소를 대통령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싶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저한테도 '탈당한다. 그러나 이재명은 지지한다'는 문자가 몇 개 왔다"며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을 (문 대통령이) 많이 고려하지 않으셨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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