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AI 신약개발, 제약강국 도약 새 패러다임"

신약개발 주기 15년→7년 단축…시간·비용 최소화
"아직 미성숙 단계"…데이터 구축·전문인력 확보해야
분산된 데이터 연계·활용 관건…활용 이후 보상 전제

입력 : 2022-03-30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지난달 새로 합류한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AI)신약개발지원센터장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지원 청사진을 내놓았다.
 
김우연 센터장은 30일 'AI 신약개발, 제약강국 도약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국내 AI 신약개발 현황과 협회 차원의 지원 방안 등을 공개했다.
 
AI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도출부터 시작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AI 기술을 접목시켜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기술을 활용해 후보물질의 적응증을 탐색하는 식이다. AI 기술은 이후 진행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신약개발 기술에 AI가 탑재되면 연구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생긴다.
 
김우연 센터장은 "AI 기술은 신약개발 전 단계에 활용돼 신약개발 주기를 15년에서 7년으로 단축시킬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AI를 이용한 후보물질 설계부터 시작해 유전체 등 생체정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임상과 임상시험을 설계하고 최적 환자군을 도출하여 불확실성, 그리고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선 AI 기술로 의약품이 임상에 진입했거나 상용화된 사례도 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영국에서 AI로 디자인한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2020년 10월 미국에서는 AI로 추천한 코로나19 약물재창출 후보물질이 임상을 거쳐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다만 센터는 국내 산업계에서 AI 신약개발이 초기 단계라고 보고 있다. 센터 자체 조사 결과 국내 신약개발 AI 스타트업은 현재 38개로 집계됐다. 30여곳의 제약기업은 자체 개발 또는 신약개발 AI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 중이다.
 
김우연 센터장은 AI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해지고 데이터가 쌓이면서 전문 인력도 확보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직은 도입 단계이고 본격적인 활용 단계로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라며 "AI기술에 대한 이해, 데이터 구축과 전문 인력 확보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도입전략 구축이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장이 30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센터는 AI 신약개발 활성화를 위해 관련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문가 교육 사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김우연 센터장은 "AI 기술과 신약개발 기술 두 분야의 상호이해와 협업이 필수적"이라면서 "AI신약개발지원센터는 이 협업 비즈니스를 촉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한 실행 방안으로 '신약개발 연구자를 위한 AI 플랫폼'을 올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제약바이오산업의 AI, 시뮬레이션, 빅데이터 기술 도입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협업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융합형 AI 신약개발 전문가 교육 사업'을 강화하겠다"라며 "특히 올해에는 신약개발 연구원 맞춤형 학습과정과 현장실습과정을 개설해 신약개발 현장의 AI 전문 인력 부족 현상을 해소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센터는 전문가 자문위원회와 AI 신약개발 협의체를 운영해 AI와 신약개발 두 전문영역이 활발하게 소통하고 기술을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국내외 AI 기술 동향과 기업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구축해 오는 5월부터 가동할 방침이다.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장이 30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김우연 센터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다양한 분야에 산재한 데이터의 연계 필요성도 부각했다.
 
그는 "AI 신약개발 가속화 측면에서 인력과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데이터"라면서도 "국내 제약기업의 경우 자체 보유 데이터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데이터는 민감성이 높고 개인정보, 기술유출 등의 이슈가 있어 공공기관, 의료기관, 제약기업 모두 각자의 데이터를 폐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라며 "공공기관의 빅데이터, 데이터 중심병원의 의료 데이터를 제약기업의 임상 데이터와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강구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주체별 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게 김우연 센터장 주장이다.
 
김우연 센터장은 "신약개발에 관련된 데이터는 개별 병원이나 개별 제약사 위주로 만들어졌고 이들 사이에 데이터를 공개해 협업하는 사례가 굉장히 적어 데이터를 공개했을 때 어떤 보상을 주고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 제시해야 한다"라며 "AI신약개발지원센터는 병원이나 제약사에서 직접 데이터를 밖으로 노출하지 않고 AI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페더레이티드 러닝(Federated learning, 연합학습)'을 작년부터 도입했다"라고 밝혔다.
 
연합학습은 'FDD 플랫폼'에 쓰이는 기술로, 지난 2019년 구글이 발표한 바 있다. FDD 플랫폼은 각 기관이 보유한 보건의료 원시 데이터 자체를 직접적으로 교류하지 않으면서 각자 보유한 데이터로 분석한 능력만 공유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를 직접 또는 익명화 처리한 뒤 공유하는 방식이 아니라 데이터 공유의 최종 목적인 분석 능력을 공유하는 셈이다.
 
김우연 센터장은 "국내에서도 투자가 확대되면 (AI) 신약개발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개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지원을 통해 혁신적인 시도에 대한 리스크를 상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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