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암 조기진단 어떤 검사해야 하나요"

증상 느낀 뒤 병원 찾으면 늦어…조기 검진 중요

입력 : 2022-04-13 오전 6:00:00
암이 진행돼 나타나는 증상들도 평소 흔히 경험하던 증상과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중앙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인 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약 38%로 추청된다. 10명 중 최소 3명은 암에 걸리는 것인데, 대부분 암진단을 받으면 치료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난치성 암이라고 해도 조기에만 진단된다면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암종에 있어 치료 생존율 향상을 위해서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진단된 모든 암 환자의 병기별 5년 상대생존율을 보면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Localized) 상태일 경우 생존율 91%로 나타났다. 암이 발생한 장기 외 주위 장기 및 인접 조직 또는 림프절을 침범한 국소 진행(Regional) 상태에서는 생존율 73.4%, 암이 발생한 장기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에 전이된 원격 전이(Distant)의 경우 생존율 24.4% 등으로 각각 확인됐다.
 
암종별 생존율을 보면 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인 경우 △전립선암 102.1% △갑상선암 100.6% △유방암 98.9% △신장암 97.2% △위암 97.0% △대장암 93.9%로 높았다. 이 밖에 △폐암 75% △간암 60.7% △담낭 및 기타담도암 52.9% △췌장암 46.9% 순의 생존율을 보였다.
 
조기진단 시 생존율이 100%가 넘는 전립선암은 환자가 동일한 나이와 성별의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전립선암 환자의 생존율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립선암을 진단하려면 50세 이상 남성의 경우 매년 혈액검사를 통한 전립선특이항원(PSA) 측정 검사와 직장수지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전립선암 진단검사의 하나인 직장수지검사는 비뇨의학과 의사가 항문을 통해 직장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 후면을 만져보며 전립선의 크기와 딱딱한 정도, 주변 조직과의 관계를 짚어내는 검사다. 수지검사에서 딱딱한 멍울이 만져지면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거나 영아기 또는 소아기에 얼굴과 목 부위 방사선 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여성에게 가족력이 높다고 알려진 유방암의 조기검진을 위해 40~69세의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엑스레이를 통한 유방촬영이 권고된다. 유방촬영술은 유방암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로 비교적 높은 정확도로 촉진과 초음파검사 등에서 발견이 어려운 미세석회화 등 유방촬영술에서만 관찰 가능한 조기암 병변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여성들은 유방의 밀도가 높아 유방촬영술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유방이 고밀도일수록 유방촬영술의 민감도가 낮아지기 때문인데, 이런 경우엔 유방초음파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신장암은 초기에 특이 증상이 없고 증상도 늦게 나타나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진행된 상태에서는 수술 이외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가 효과적이지 않아 완치를 위해서는 역시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신장암의 60~70% 이상이 건강검진에서 복부초음파검사 등 영상 검사 중에 우연히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 진단되는 경우 대부분 크기도 작고 병기도 낮아 예후가 좋아 생존율이 97.2%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다만, 아직도 10~30%의 환자는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돼 16.9%의 낮은 생존율을 보인다.
 
위암과 대장암의 가장 정확한 진단방법은 내시경으로 병변을 직접 관찰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해 암세포를 발견하는 것이다. 
 
위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40세 이상의 성인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특히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거나 위암의 선행 병변으로 간주되는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이 있는 사람은 주기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 또한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치료 성적이 매우 좋다. 검진을 통해 선종 단계에서 용종을 발견해 대장내시경으로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한 검진이 중요하다.
 
폐암은 사망률이 높고 진단 당시에 이미 병기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의 경우에는 75%의 생존율을 보이지만 폐암이 원격 전이된 경우 생존율은 10%로 떨어진다.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흉부 CT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폐암 고위험군은 저선량 흉부 CT로 폐암 검진의 효과가 증명돼 CT검사를 매년 받도록 권장된다.
 
간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만성 B형과 C형 간염, 간경변증 등의 위험인자가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요인을 지닌 고위험군은 적절한 주기의 검진을 통해 조기에 간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위험군의 발병 여부를 꾸준히 추적하는 감시검진을 통해 조기에 진단된 간암 환자들은 감시검진를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생존율이 높다고 보고된 바 있다.
 
췌장암, 담도 및 담낭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있다 해도 위나 간에 문제가 있을 때의 증상과 뚜렷이 구분되지 않아 조기 발견이 힘들다.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받았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췌장암, 담도암, 담낭암의 진단을 위해 활용되는 검사로는 복부초음파검사, 복부 CT, 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초음파내시경검사(EUS), 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검사 등이 있다.
 
신종욱 중앙대학교병원 암센터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몸에 이상 증상을 느낀 후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수술로 치료할 수 없을 만큼 암이 커져 있거나 다른 조직으로 퍼져 있는 경우가 많다"라며 "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을 수 있으며, 암이 진행돼 나타나는 증상들도 평소 흔히 경험하던 증상과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초기에 발견돼 치료하면 암으로 인한 사망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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