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진정 돼도 물가 상당 기간 오른다"

코로나 이후 주로 글로벌 요인에 의해 원자잿값 상승
원자잿값 상승은 기대인플레 자극으로 이어져
지정학적 위험 완화돼도 물가 고공행진 불가피

입력 : 2022-04-28 오후 1:58:21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유가·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추가적 물가 상승 파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된다 해도 물가 멈춤은 쉽지 않다는 전망에서다.
 
특히 원자재가격 상승이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될 경우 물가 고공행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원자재 가격 변동요인별 물가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원자재 가격의 요인별 변동이 인플레이션 및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차이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했다.
 
한은이 1980년대 중반 이후 원자재 가격 변동을 '글로벌', '상품그룹', '개별상품' 등 요인으로 분해한 결과, 상당 부분은 글로벌 요인에 의해 유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요인은 석유,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한꺼번에 오르는 공통적인 변동요인을 의미한다. 또 상품그룹 요인은 석유 등 개별 상품 단위 원자재의 변동요인을, 개별상품 요인은 두바이유 등 특정 지역 단위 개별 상품 가격의 변동요인을 뜻한다.
 
분석 결과 원자재 가격의 변동 중 글로벌 요인, 상품그룹 요인, 개별상품 요인의 설명력은 각각 50%, 30%, 20%로 나타나 글로벌 요인이 절반을 차지했다. 2000년대 들어 글로벌 요인의 영향이 크게 확대됐으며 코로나 위기 이후에는 그 영향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김찬우 한은 조사국 물가연구팀 과장은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원자재 가격 상승은 대체로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경기 회복, 공급 병목 등 글로벌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다만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 천연가스 등 일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개별상품 요인의 기여도가 다소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글로벌 요인에 의해 유발된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다시금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요인에 의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및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찬우 과장은 "글로벌 요인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은 상품그룹 요인에 의한 경우에 비해 인플레이션에 더욱 크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더라도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될 경우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원자재 가격 변동요인별 물가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원자재 가격의 요인별 변동이 인플레이션 및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차이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했다. 사진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손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건물 전경. (사진=AP·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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