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저렴한게 잘못?…KB리브엠 놓고 이통유통협회 반발

리브엠, KT망으로도 사업 확대…KDMA 기자회견 열고 사업저지 촉구
"다양한 경쟁체제 만들어 통신비 낮추는 것이 중요"

입력 : 2022-07-21 오후 3:25:58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인 리브엠이 KT(030200)망으로도 서비스에 나선다. 저렴한 요금과 금융대기업 이미지를 기반으로 알뜰폰 시장 메기 역할을 했던 리브엠이 세를 더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이에 이동통신유통협회(KDMA), 중소알뜰폰사업자들은 사업 저지를 위한 반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시장 철수는 물론 추가적으로 금융권의 시장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객 서비스 가치 제고 관점에서 다양한 사업자 진출을 열어 이용자 혜택이 늘어날 수 있도록 경쟁의 판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리브엠은 오는 25일부터 KT망으로도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LG유플러스(032640)망으로만 가입자를 모집했지만, KT망으로도 가입자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영업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지난 5월 기준 리브엠의 가입자 수는 30만832명인데, 또 한 번 가입자를 키워 연말 40만명 돌파는 무난할 것이라는 업계 전망도 있다. 
  
리브엠의 급성장 근간은 저렴한 요금제다. 한달에 데이터 11GB를 제공하고, 매일 2GB(3Mbps 속도)를 추가로 제공하는 LTE 무제한 요금제를 지난해 10월과 12월에는 1만9900원에 판매했다. 현재는 최대 할인 받을 경우 2만4800원에 판매 중이다. 해당 요금제 원가는 3만2945원 정도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유통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가 이하 덤핑 판매로 중소업체 죽이기에 나서며 금권마케팅으로 통신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염규호 협회장은 "금융대기업이 서민 대출이자 수익을 통신시장에 전이해 통신산업의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것"이라며 "중소업체 죽이기의 결과는 소수 대기업들만의 독과점 시장 형성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이들이 제공하는 저렴한 요금제가 매력적이지만, 장기적으로 통신시장 경쟁이 무너질 경우 대기업들은 그동안 뿌린 돈을 거둬들여 결국 이용자 피해를 낳게 된다는 얘기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DMA)는 21일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재인가 승인을 취소하라고 금융위원회에 촉구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만 일각에서는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 비중이 1%도 안되는 리브엠의 요금정책이 시장경쟁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아울러 현행 요금정책은 2024년부터는 나오기도 힘들다. 전기통신사업법 제28조 및 시행령 제35조에 따르면 회선설비 미보유사업의 매출액이 800억원 이상인 기간통신사업자를 이용약관 신고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현재 매출 600억원으로 추정되는 리브엠이 800억원을 넘는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용약관을 신고해야 하고 조건에 맞지 않는 경우 반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알뜰폰이 공급자 중심인 이동통신시장에 다양한 경쟁체제를 만들어 통신비를 낮추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리브엠은 고객만족도를 끌어올리며 알뜰폰 활성화에 기여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상반기 알뜰폰에 대한 평균 체감 만족률은 65%로, 이동통신3사 평균(55%)보다 앞섰다. 리브엠의 만족도는 78%로 나타났다.
 
리브엠의 시장 안착으로 알뜰폰 시장을 엿보는 사업자들도 늘고 있다. 토스가 알뜰폰업체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하며 이날 시장진출을 알렸고, 신한은행, NH농협 등이 진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더 많은 사업자가 나와 시장 자체를 키우는 것이 통신시장 경쟁활성화에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전문가들도 고객 서비스 중심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여준상 동국대 교수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질과 품질을 장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자들이 경쟁하는 방향으로 규제는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다만 기술지원이나 상생할 수 있는 기금 등을 마련해 중소사업자이 보호될 수 있는 지원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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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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