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네이버(
NAVER(035420))가 지난 2021년 인수에 나서며 콘텐츠 사업 확장을 노렸던 왓패드와 문피아 등에 대해 지난해 손상평가를 반영했습니다. 사업 환경 변화에 따라 당시 인수 가격을 재평가한 측면도 있지만, 콘텐츠 사업 중심으로 확대했던 투자전략을 조정하는 신호로도 해석됩니다.
선택과 집중에 나선 네이버는 창업자 이해진 의장 복귀와 함께 글로벌 플랫폼과 개인간거래(C2C), 헬스케어 등 신사업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투자 축이 콘텐츠에서 플랫폼 기반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16일 네이버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왓패드와 문피아를 중심으로 대규모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왓패드의 영업권 장부가가 1년 사이 약 3632억원 감소하며 네이버가 인식한 전체 영업권 손상차손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다만 영업권이 감소한 사업 외에 일부 현금창출단위에서는 장부가가 증가하거나 변동이 없어, 전체 영업권 손상 규모는 4119억65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왓패드는 네이버가 2021년 약 6억달러에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입니다. 글로벌 스토리 지식재산권(IP) 확보와 영상화 등 콘텐츠 밸류체인 확장을 목표로 인수됐습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웹툰·웹소설 이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대내외적 환경이 변화하면서 기업가치를 재평가하게 됐고,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했습니다.
국내 웹소설 업체 문피아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네이버는 같은 해 문피아를 인수하며 웹소설 IP 확보와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 확장을 추진했지만, 시장 환경 변화와 성장 전망 조정 등을 반영해 600억원 규모의 영업권 손상을 인식했습니다.
콘텐츠 업황 악화는 관계사에서도 확인됩니다. 네이버는 지분 22.36%를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 IP 사업 관계사 IPX 투자에서도 손실을 반영했습니다. 캐릭터 상품 사업 성장 둔화와 적자 지속 영향으로 약 97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인식했습니다. 여기에 투자자산 가치 재평가에 따른 121억원 규모의 손상차손도 추가로 반영됐습니다.
콘텐츠 중심으로 투자가치 조정을 단행한 것과 달리, 네이버는 글로벌 플랫폼과 개인간거래, 헬스케어 기술 분야 투자에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네이버의 연결 종속회사는 95개로 1년 전보다 13개 증가했습니다.
우선 기존 미국과 일본 중심이던 글로벌 사업은 중동으로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중동 사업을 총괄하는 네이버 아라비아 지역 본부가 새롭게 연결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또한 네이버 벤처 펀드, 네이버 벤처 매니지먼트 등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조직을 신설하며 스타트업 투자 플랫폼 구축에 나섰습니다.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복귀하면서 글로벌 사업 확장이 본격화된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C2C 사업 역시 네이버가 힘을 주는 분야입니다. 네이버는 스페인 최대 C2C 플랫폼 왈라팝을 인수했습니다. 인수 절차가 최근 마무리되면서 올해 1분기부터 연결 실적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이는 이해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이후 추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로 꼽힙니다. 앞서 2022년 인수한 북미 중고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에 대한 손상평가가 이뤄지긴 했지만, 이는 C2C 사업 전략을 재정비하는 과정으로 해석됩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수 당시보다 기업가치 평가가 낮아지면서 회계적으로 처리한 것일 뿐"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평가는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일환으로 포시마크의 호주 법인이 지난해 연결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는 한국의 크림, 일본의 소다 등과 함께 글로벌 거점 지역별 C2C 플랫폼을 육성한다는 전략입니다. 크림이 설립한 간편결제 플랫폼 크림페이도 연결 회사로 포함됐습니다.
헬스케어 투자 역시 강화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임상시험 플랫폼 기업 제이앤피메디, 체성분 분석 기업 인바디에 이어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 기업 세나클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습니다. 이 밖에 의료 빅데이터 기업 휴먼스케이프, 근골격계 질환자를 위한 웨어러블 의료기기 기업 엑소시스템즈에도 투자했습니다. 네이버는 또 외식업 대기·예약 플랫폼 플레이스앤, 부동산 빅데이터 서비스 아실, 와인 커머스 퍼플덕 등 플랫폼 기반 서비스 기업 인수도 이어가며 사업 외연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