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풍향계①)순위 바뀌나…HDC현산·DL이엔씨 '주목'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 이달 말 발표…지각변동 여부 '주목'
시평 8위 DL이앤씨, 톱3 복귀'관심'…HDC현산, 중대재해 직격탄 맞아

입력 : 2022-07-25 오전 7:00:00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건설업계 시공 역량과 위치를 보여주는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이달 말 발표를 앞두고, 상위 건설사 체제에 지각변동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사가 적정한 건설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공사실적과 경영·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건설업계의 성적표 역할을 하는 만큼 평가액과 순위 변화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특히 올해 들어 원자재가격 상승과 분양가상한제 개편,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건설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신인도 평가가 급락할 경우 시평 순위도 뒤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
 
시평 상위 10대 건설사 체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DL이앤씨(375500)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향배다. 지난해 분할 이슈로 DL이앤씨 순위가 내려가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은 중대재해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경영과 재해율 등 신인도 관련 평가지표가 반영될 경우 순위에 변동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작년 건설사의 시평 순위는 삼성물산(028260)이 토목건축공사업에서 22조5640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 이후 8년째 1위를 유지했다. 지난 2009년부터 5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던 현대건설(000720)(11조3770억원)은 2위를 차지했으며 2020년 4위였던 GS건설(9조9286억원)은 DL이앤씨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DL이앤씨(6조4992억원)는 2018년 대우건설 자리를 뺏아 3위로 올라선 이후 2020년까지 3년 연속 3위를 수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림산업에서 건설사업 부문을 분할하며 신설법인으로 분류, 실질 자본금이 낮게 평가된 까닭에 8위로 떨어졌다. DL이앤씨의 순위 하락으로 전년도 4∼8위 업체들은 순위가 1단계씩 상승했다.
 
올해의 경우 자기자본 평가를 이전과 같은 기준으로 받게 되면 다시 5위권 안으로 재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DL이앤씨는 올해 ‘건설사업자 간 상호협력평가’에서 삼성물산과 함께 최우수 등급(95점 이상)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93%에서 89%로 개선됐다. 다만 자회사인 DL건설의 부진으로 1분기 실적이 하락한 가운데 수주잔고도 전년대비 줄었다는 점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올해 1분기 DL이앤씨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147억원으로 전년대비 10.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37.05% 떨어진 1257억원으로 집계됐다.
 
(표=뉴스토마토)
상반기 도시정비부문수주액은 리모델링 부문 수주가 감소하며 30% 하락한 1조2543억원에 그쳤다. 아울러 올들어 노동자 사망사고가 두 차례나 발생하는 등 DL이앤씨 전국 공사현장에서는 안전조치 미준수 등 법 위반사항도 무더기 적발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순위도 관심이다. 지난해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에 이어 연초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사고까지 잇달아 발생하면서 중대재해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진데다 영업정지와 등록말소 처분도 앞두고 있어서다.
 
실제 HDC현산은 올해 2월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 시공에서 배제됐으며 지난 4월에는 광주곤지암역세권 아파트 신축공사와 대전 도안 아이파크시티 2차 신축공사에 대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기수주 사업자의 계약 해지와 분양 지연, 화정아이파크 전면 재시공까지 고려하면 실적 저하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HDC현산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680억95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1184억원) 대비 42.5%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475억900만원으로 48.1%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9.31%로 1년 전(17.05%)에 견줘 7.7%포인트 이상 빠졌고, 매출총이익률은 23.7%에서 16.8%로 내려갔다.
 
신규 수주는 1분기 6550억원으로 1년 새 43.1% 줄었다. 반면 부채비율은 126.9%에서 144.2%로 뛰었고 외부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나타내는 순차입비율(순차입금/자본총계)은 -18.3%에서 37.1%로 급증했다. 더욱이 최근 신용등급까지 내려가면서 신규 대출 제한이나 만기 연장시 금리 인상, 추가 담보 등에 대한 부담도 내재한다.
 
HDC현산의 시평 순위는 9위로, 2018년 10위에서 2019년 9위로 올라선 이후 3년째 순위를 유지했지만 10위인 SK에코플랜트나 11위인 한화건설에 등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사실적평가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액의 75%를 반영하기 때문에 급격한 순위 변동은 없을 수 있다”면서도 “작년에 크게 내려간 DL이앤씨 등은 오를 수 있지만, 현산의 경우 큰 변화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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