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아프면 이제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가세요"

'메디컬 존(병원+약국)' 오픈…종로3가·역삼역 가보니
365일 야간까지 연중무휴 운영…시민 의료 접근성 확장

입력 : 2022-07-26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지하철에 약국이 있는 걸 처음 봐서 신기했어요. 앞으로 갑자기 아프거나 병원에 못갈 경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지난 25일 1호선·3호선·5호선 환승역 교차점인 종로3가역은 인파로 붐볐다. 발을 디디는 곳마다 많은 수의 유동 인구가 바쁘게 움직였다. 종로3가역 환승 구역을 지나 한층 위로 올라오면 서울교통공사가 조성한 '메트로 메디컬 존'이 보인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과 2호선 역삼역에서 지하철 역사 내 일부 공간을 의원·약국으로 구성한 메트로 메디컬 존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메트로 메디컬 존은 의원과 약국이 함께 입점한 공간을 말한다. 지난 14일부터 역삼역과 종로3가역에서 문을 열었다.
 
종로3가 메디컬 존 내 종로3가 약국. (사진=고은하 기자)
 
현재 종로3가역에선 약국만 먼저 영업을 시작하고 의원은 추후 개업할 예정이다. 메디컬 존은 주말을 포함해 매일 오전9시30분에 문을 열어 오후 8시까지 영업한다. 365일 연중무휴다. 이처럼 메디컬 존의 운영이 가능해진 건 2020년 12월부터 의원과 약국을 포함한 1종 근린생활시설(생활편의를 도울 수 있는 시설)이 지하철 내에 입점할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졌다.
 
시민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메디컬 존 인근 환승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80대 남성 A씨는 "메디컬존 내에 약국이 생긴지는 얼마 안돼서 이용해보진 않았지만 지하철내 약국이 생겨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디컬 존에 입점한 종로3가 약국에서 드링크를 마시고 나오던 20대 여성 B씨는 "지하철에서 내려 지나가다가 있길래 들려봤다"고 말했다.
 
종로3가 약국을 운영하는 박규태 약사는 "지금 약국에 방문하는 손님들은 지하철 내에 약국이 생겨서 편리하고 좋다는 반응"이라며 "현재 수요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점점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환승구간이 아닌 반대편에서 지하철을 내리면 찾기 쉽지 않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며 "예로 택배기사 분들도 저희 약국을 잘 못 찾아서 그런 점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약국 옆 편에 의원이 아직 입점하진 않았지만, 의원이 입점하게 되면 방문하는 손님들이 약국과 의원을 이용하기에 편리할 것 같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아무래도 의원이 생기면 퇴근 후에 내원하는 손님들이 많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메디컬 존보다 한층 위에 자리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C씨는 "제가 개업한지 1년이 됐다"며 "여기 자주 방문하시는 분들은 (메디컬존)이 가까이 생겨서 편리하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메디컬 존 내 약국이 생긴지 얼마 안됐지만 경쟁을 하면 매출이 좀 떨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후에 방문한 역삼역의 분위기는 종로3가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였다. 종로3가역이 환승역 구간이라는 점을 감안해봐도 유동인구는 많지 않았다.
 
역삼역 메디컬 존내 본앤미 의원. (사진=고은하 기자)
 
역삼역 메디컬 존에 위치한 본앤미의원을 운영하는 이길주 부원장은 "의원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지인이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의원을 운영하는데, 잘 운영되는 부분을 보고 메디컬 존에 입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부원장은 "환자분들 반응은 일단 가까운데 의원이 생긴 점에 대해 좋아한다"며 "예전에는 의원이 입점하기 전에는 주변 상가가 어두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메디컬 존에 의원과 약국이 입점하면서 음침했던 분위기가 밝아져서 역삼역 주민들이 엄청 좋아한다"며 "이외에도 금방 다녀가신 환자분은 갑자기 현기증을 느껴 저희 의원에 방문했다"고 강조했다.
 
의원에 방문하는 주요 고객층은 다양하다. 204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는게 이 부원장의 설명이다. 현재 의원을 개원한지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오늘 하루 기준 오전에 의원에 내원한 고객은 20여명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오는 18일 6호선 합정역을 시작으로 7호선 면목·학동·장승배기역에 추가로 메디컬 존 사업 임대차 계약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서울 시민들은 시간에 상관없이 편리하게 약국과 의원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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