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삼권분립 붕괴" vs "경찰 통제 불가피"

정부조직법 개정 여부 두고 의견 분분
"법 위임 없이 강행…절차상 하자도"
"'국' 신설·폐지는 법이 정할 사항 아니야"

입력 : 2022-07-26 오후 5:45:01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경찰국 신설을 두고 위법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2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행정안전부(행안부) 내 경찰국을 신설하는 정부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행안부 경찰국 신설안은 다음 달 2일 공포·시행된다. 여야 합의를 통한 정부조직법 등 관련 법률 제정은 외면한 채 대통령령과 부령으로 경찰 통제에 나서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고 필요 인력 13명(치안감 1명·총경 1명·총경 또는 4급 1명·경정 4명·경감 1명·경위 4명·3ㆍ4급 또는 총경 1명)을 증원한다. 정부는 경찰국 신설의 목적에 대해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 및 국가경찰위원회 등에 대한 법률상 사무를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이 같은 설명에도 경찰국 신설 비판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부가 법적 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등 삼권분립을 뭉개고 있다는 것이다. 헌법상 행정조직은 법령에 근거하여 설치하게 돼 있다. 경찰국 신설도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해 대기발령이 난 류삼영 총경이 26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위한 대통령령의 국무회의 통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0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경찰국을 설치하는 게 옳으냐 그르냐 문제가 아니라 합법이냐 불법이냐의 차원”이라며 “경찰국을 설치하고 싶다면 시행령이나 규칙을 만들 게 아니라 정부조직법과 경찰청법을 개정하는 게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도 이날 경찰국 신설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해당 논평에서 참여연대는 “우리 헌법이 행정조직법정주의를 택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정부조직법의 위임이 없는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을 밀어붙이고 있다”라며 “중대한 정부 조직의 개편인데도, 행안부 장관은 비공개 자문위 회의 4차례, 단 4일간의 입법예고, 의견수렴과는 거리가 먼 경찰청장 후보자의 간담회 등 요식행위에 불과한 절차만을 진행하여 절차상의 정당성도 떨어진다”고 했다.
 
반면 경찰국 신설이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국 신설이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다. 정부 부처의 조직개편은 물론 '청' 단위의 조직은 정부조직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정부 부처 내에서 '국'의 신설, 변경, 폐지는 법률로 정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경찰청이 행안부 장관 소속이라는 점도 경찰국 신설의 옹호 근거로 작용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지난 6월28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조직법 제34조 제5항은 ‘치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행안부 소속으로 경찰청을 둔다’는 규정이 있다”며 “이 때문에 행안부 사무에 치안 업무가 빠진 것이 아니며 법 개정 없이 경찰국 신설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어디에 소속되는 것과 권한 분배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인데 국무총리가 함부로 해도 되겠냐”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경찰청이나 검찰청은 자율성 차원에서 외청을 두는 것인데 그걸 행안부 장관 소속으로 둔다는 이유로 마치 업무에 관여할 수 있다고 이해하는 건 외청 제도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찰은 오는 30일로 예정됐던 경감·경위급 현장팀장회의를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해 개최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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