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 후보들, 정견발표서 '친명' 대 '친문'

친명 "이재명과 강한 민주당" 대 친문 "문재인정부 계승·발전"

입력 : 2022-07-28 오후 5:01:23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최고위원 예비후보자들이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낸 후보들이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구도로 나뉘어 중앙위 표심을 자극했다. 친명계는 정견연설 도중 ‘이재명’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에 편승했고, 친문계는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며 반명 전선을 분명히 했다. 
 
대표적인 친명계로 분류되는 박찬대 의원은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국대의원대회 예비경선’ 정견발표를 통해 “저는 이재명 의원과 지난 1년 동안 대선과 전당대회 전 과정을 함께 했다”며 “이 의원이 보여준 추진력과 돌파력은 강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 출마선언 때부터 자신을 ‘이재명의 러닝메이트’라고 홍보했다. 
 
박 의원은 친명계로서 이 의원을 반대하는 이들과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도 내놨다. 그는 “(이 의원에 대한)반대 목소리가 있는 것을 잘 안다”며 “강력한 엔진에는 그에 맞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제가 그 역할을, 소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친명계인 양이원영 의원도 “무능하고 게으른 윤석열정부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 원자력 산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하면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이 국민과 기업을 살리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이재명이 제시한 세상을 우리가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의 탄소중립, 우리 민주당이 선도적으로 끌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도 정견발표 초반부터 이 의원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저는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당대표를 꿈꾸며 '당대포에서 당대표로'라는 슬로건까지 준비했다”면서 “우리가 대선에서 지면서 이재명의 꿈도 정청래의 꿈도 모두 잠시 유보해야 했다”고 말했다. 
 
반면 고민정·윤영찬 의원 등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지지 호소에 나섰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던 고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에게 요구한 것은 단 하나였다”며 “반드시 싸워서 뺏어오는 자리, 아니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자리를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는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라면서 혼이 나기도 했지만 문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라면 그 정도의 배짱은 부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역시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국민주권, 당원주권을 만들어 혁신하겠다”며 “국민의 삶을 지키는 다양한 개혁과제를 발굴해 유능한 수권정당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했다. 또 “문재인정부를 계승 발전시키겠다”며 “문 전 대통령과 추진한 혁신적 포용국가를 계속해서 전진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고영인 의원은 “우리 당은 패배할 때마다 반성과 쇄신의 요구가 있었지만 평가는 미뤄졌다”며 “당장 지난 6·1지방선거 당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6·1지방선거 과정에서 이 의원이 인천 계양을 공천을 요구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었다. 
 
고 의원은 “결과적으로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됐고, 다른 다수의 목소리는 묵살됐다”며 “패배한 정당에는 반드시 평가, 반성, 책임, 쇄신, 그리고 통합의 시간이 뒤따라야 한다. 이것이 국민이 생각하는 상식이다. 저 고영인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당을 정상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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