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막장드라마 송구…새 비대위 구성은 편법이자 꼼수”

“법원 판단은 비대위 원천 무효”…권성동 사퇴 거듭 촉구

입력 : 2022-08-30 오후 3:40:10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4선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지금 상황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해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건 편법이고 탈법이고 꼼수고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새 비대위 출범 방침에 강력 반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주호영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 정지에 따른 지도체제를 놓고 격론에 돌입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의원총회 결의를 근간으로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새 비대위 출범에 나서기로 방향을 정했다. 추석 전까지 조속히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당헌당규 개정의 필수 절차인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소집 권한을 가지고 있는 서병수 의장이 거부하고 나서면서 또 다시 일이 꼬였다. 여기에다 조경태, 윤상현, 김태호, 하태경, 최재형 의원 등은 권 원내대표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새 원내대표 선출을 통해 당의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같은 입장을 밝히며 대열에 가세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속개된 의원총회장을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막장 드라마를 국민께 보여드리고 있다.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새로운 비대위는 의총을 통해 우리 스스로가 의결했던 내용"라며 "의원총회에서 결의했다가 곧바로 부정할 경우 지금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새로운 비대위 출범 말고 어떤 대안이 있나"라며 "비대위 출범 이전 최고위 체제로의 복귀는 불가능하다"고 정리했다.
 
윤 의원은 먼저 "원내 지도부의 판단은 한마디로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에 관한 것이고, 비대위와 비대위원들은 유효하다. 그러니까 권성동 원내대표를 다시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임명을 해서 당헌당규를 개정하고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법원의 판단은 96조 1항에 의한 비상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비대위로의 전환이 문제가 있다라는 취지"라며 "법원 판단의 취지는 비대위 자체가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민심을 거스리는 것은 정치도 아니고 상식도 아니다. 정말로 이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우리가 법치와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라고 해서 모셔왔는데 우리 당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거리가 있다.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보겠나. 결국 원내 지도부가 길을 잃은 것"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여서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최고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를 겨냥해 "리더십을 잃고 동력과 명분이 없다"며 "새로운 원내대표가 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윤 의원은 "집권여당 의원으로 이런 모습을 보이게 돼 송구스럽다"며 "당의 정상화를 위한 충정"임을 강조했다. 이어 "이런 와중에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떨어지고, 국정 어젠다 실종되고, 개혁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며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하냐"고 당 의원들을 향해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의원총회장에서도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밝히며, 서병수·안철수·조경태 의원들을 중심으로 같은 주장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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