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3%대로 '그룹 지배'…해외계열 최다 '롯데'·국외 순환출자 '진로'

공정위,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공개
내부지분율 60.5%로 전년비 2.3%포인트 증가
법 개정 영향…사익편취 규제대상 835개사로 급증
'국내계열 직·간접 출자', 국외계열사 많은 집단 '롯데 21개'
일본계열사 낀 하이트진로 순환출자 구조

입력 : 2022-09-07 오후 5:28:47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총수가 있는 대기업 그룹 66곳의 총수일가가 3%대 적은 지분율로 전체를 지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외계열사, 공익법인 등을 통한 우회적 지배 사례도 드러났다.
 
국내계열사에 직·간접 출자한 국외계열사가 많은 집단은 롯데로 21개에 달했다. 국내·외 계열회사 간 순환·상호 출자한 하이트진로의 경우 일본계열사가 하이트진로홀딩스에 출자,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하이트진로에 순환출자한 구조였다.
 
동일인의 자녀인 총수 2세의 경우는 52개 집단 소속 222개 계열회사의 평균 지분율이 5.4% 수준이었다. 한국타이어는 총수 2세의 지분율이 40.0%였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체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60.4%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2.3%포인트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지정된 68개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전년 59.7%에서 60.2%로 증가했다. 총수가 있는 66개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9.9%로 지난해 58.0%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3.7%, 계열회사 지분율은 53.3%로 나타났다. 임원, 비영리법인, 자사주 등 기타 지분율은 2.9%로 나타났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한국타이어(43.40%) △크래프톤(40.07%) △KCC (35.36%) △농심 (30.53%) △DB (28.57%) 순이다.
 
반면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은 △두나무(0.34%) △현대중공업 (0.48%) △SK (0.50%) △카카오 (0.56%) △장금상선 (0.67%) 순이었다.
 
총수가 있는 집단의 총수는 65개 집단 소속 284개 계열회사(10.5%)에 대한 지분을 보유했다. 해당 회사들에 대한 총수의 평균 지분율은 8.2%이다.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크래프톤(39.82%) △부영 (20.65%) △아모레퍼시픽 (20.41%), △DB (17.72%) △태광 (13.05%) 순이다. 총수 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은 △대방건설(0%) △DL(0.003%) △SK(0.025%) △태영(0.037%) △한국타이어(0.109%) 순이었다.
 
총수 2세는 52개 집단 소속 222개 계열회사에 대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회사들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5.4%다.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은 집단은 △한국타이어(40.0%) △일진(12.9%) △반도홀딩스(10.9%) △DB(10.7%) △동원 9.4% 순이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는 66개 집단 소속 835개사로 지난해 57개 집단 265개사보다 570개사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30일 개정 법 시행으로 원래 규율 사각지대에 있던 회사가 규제 범위에 포함된 영향이다. 
 
기존에는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30%(비상장사의 경우 20%) 이상인 회사가 사익편취 규제대상이었다. 하지만 법 개정에 따라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20% 이상인 회사와 해당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 보유한 자회사까지 포함됐다. 
 
국외계열사의 경우 총수 있는 집단 66개 중 12개 집단의 총수일가가 38개 국외계열사에 대해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 중 9개 집단의 21개사는 총수일가 지분 100%다. 
 
23개 집단의 89개 국외계열사가 66개 국내계열회사에 직·간접 출자하고 있다. 국내계열회사에 직·간접 출자한 국외계열사가 많은 집단은 △롯데(21개) △네이버(9개) △카카오·KCC(6개) △LG·한화(각 5개) 순이다.
 
총수 있는 집단 중 공익법인 지분율이 5% 이상인 계열사가 많은 집단은 △금호아시아나(7개), △SM(4개), △롯데·영풍(각 3개), △태영(2개) 순이다.
 
비영리법인을 활용한 계열 출자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계열출자 비영리법인 수는 2019년 69개, 2020년 75개, 2021년 78개, 2022년 90개로 늘었다.
 
순환출자를 보면 76개 공시대상기업 중 △현대자동차(4개) △KG(3개) △태광(2개) △보성(1개)  등 4개 집단이 10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했다.
 
순환출자 집단 수는 지난해 2개에서 올해 4개로 2개 늘었다. 순환출자 고리 수는 지난해 6개에서 올해 10개로 4개 증가했다.
 
이에 대해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순환출자가 늘어 악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작년에 SM이 순환출자 5개 고리를 해소했고 KG그룹도 10개의 순환고리가 있었는데 7개를 해소하고 3개만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호출자는 △보성(2개) △KG(2개) △중흥건설(1개) △OCI(1개) △태광(1개) △일진(1개) 등 6개 집단에서 8개의 상호출자가 존재했다. SM과 장금상선은 상호출자를 해소했지만 보성, KG, 일진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되면서 상호출자 수가 늘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국내·외 계열회사 간 순환·상호 출자를 통한 지배 구조였다. 하이트진로의 일본계열사 진로 INC.가 하이트진로홀딩스에 출자하고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하이트진로에 순환출자하는 구조다. 진로 INC.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민혜영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고 또 국외계열사, 공익법인을 통한 우회적인 지배력 유지·강화 사례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 공정거래법에서 도입된 제도들, 예를 들면 국외계열사 현황 공시라든가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및 공시의무 부과 등 이러한 제도들의 조기 정착과 공시 제도 등을 통한 시장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2년 5월 1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76개 기업집단의 주식소유현황을 7일 공개했다. 사진은 공정위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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