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어디까지, 외환보유액 두달째↓…"외환위기 가능성 낮아"

9월말 외환보유액 196억6000만 달러 '급감'
4167억7000만 달러 남아…한은 "충분하다"
환율 1500원 전망…펀더멘터 괴리시 개입할 것
추경호 "급변동시 역할" 외환위기 가능성 낮다

입력 : 2022-10-06 오후 4:25:33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킹 달러' 현상에 따른 '환율방어'로 외환보유액이 급감했지만 국내 외환보유액은 ‘아직까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외환당국은 4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향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일본과 같은 대규모 개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6일 서울외국환중개 등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10.1원)보다 7.7원 하락한 1402.4원에 마감했다. 이는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이다. 
 
지난달 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 인덱스(DXY)는 112.25로 전월(108.77) 대비 3.2% 올랐다. 주요 통화의 대 미 달러화 환율은 모두 절하됐다. 9월 말 유로화는 2.0%, 파운드화는 4.4% 각각 절하됐다. 또 엔화와 호주 달러화는 각각 3.9%, 5.2% 절하됐다.
 
환율 방어로 인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 달러로 전월 말(4364억3000만 달러) 대비 196억6000만 달러(한화 약 27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2008년 10월 274억 달러 감소 이후 최대폭이다. 외환보유액은 3월 이후 넉달째 내리막을 걸어왔다. 이후 8·9월에는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외환당국이 환율을 미세조정을 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이고 레벨 자체를 크게 찍어누르지는 않았다"며 "환율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했는지는 가시적으로 나온게 없어서 그걸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 들고, 역대 두번째로 많은 금액을 썼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른나라에 비해 그렇게까지 많이 쓰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달러 강세화다. 향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뚫을 수 있다는 전망이 거듭되고 있다.
 
타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글로벌 금융시장 긴급진단 : 달러 초강세 속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위험 점검' 웨비나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연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원화는 매우 저평가돼있고 미국 달러는 매우 비싸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격차·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을 고려하면 원화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 측은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백브리핑을 통해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며 "외환보유액이 줄어들더라도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나타나거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과 괴리돼 환율이 오를 경우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오금화 국장은 "외환보유액은 최근과 같이 시장 변동성이 증폭되고 쏠림 현상이 나타날 때 활용하기 위해 비축한 것”이라며 “저희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원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총알(외환보유액)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환율이 더 상승할 경우 일본과 같은 방식의 개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환보유액 규모 2위인 일본은 지난달 310억 달러 규모의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이는 8월말 기준 외환보유액 1조5000억 달러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9월 말 기준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1조2921억 달러로 줄었다.
 
민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에는 한번에 몰아서 환율을 찍어누르는 형태로 외환보유고를 썼는데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그 개입이 굉장히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아예 가지고 있는 외환보유고의 20%를 털어놨다고 했는데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그정도까지 쓴 건 아니라서 만약 여기서 환율이 더 올라가게 된다면 일본 같은 방식의 개입도 필요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고강도 금융긴축, 주요선진국들이 따라가면서 전세계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굉장히 커졌고 국내 시장들도 변동성이 커졌다"며 "일부 변수들에 따라서 심리적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거나 급변동이 나타났을 때 필요할 때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제기구, 신용평가사, 국내외 전문가들 얘기를 종합하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2년 9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 달러로 전월 말(4364억3000만 달러) 대비 196억6000만 달러(한화 약 27조8000억원) 감소했다. 사진은 달러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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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