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는 'AI'·SK스퀘어는 '투자' 방점…시총 다시 오를까

분할 전 22조원 규모였던 시총…28일 기준 6조원 증발
기업가치 올리려 분할했는데…효과 미미 평가도 나와
SKT, AI 기업에 투자하며 분위기 끌어올리기
SK스퀘어, 보유지분 팔고 투자처 찾기 분주

입력 : 2022-10-31 오전 7:42:1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통해 인공지능(AI) 서비스 컴퍼니인 SK텔레콤(017670)과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402340)로 출범한 지 1년이 도래한다.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아이버스(AIVERSE)·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SKT 2.0 시대를 열었으며, SK스퀘어는 4개의 회사에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한 이후 AI와 투자라는 사업목표를 제시하며 비전을 키웠지만, 정작 시장의 평가 지표로 볼 수 있는 시가총액은 뚝뚝 떨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12일 SK텔레콤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같은해 11월1일 SK텔레콤은 존속회사인 기존 SK텔레콤과 신설회사인 SK스퀘어로 공식 출범했다. 37년만에 통신회사와 투자회사 두 개의 회사로 나뉘어 진 것이다. 당시 분할 전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은 22조원 규모였다. 분할 비율인 0.61대0.39를 적용할 경우 분할 전 기준 SK텔레콤 시가총액은 13조5000억원, SK스퀘어는 8조5000억원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1년여 가까이 지난 28일 종가 기준 SK텔레콤의 시총은 10조9854억원, SK스퀘어는 5조1989억원에 그쳤다. 시총 6조원 가까이가 줄어든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급에 의해 주가가 떨어진 것도 있지만, SK스퀘어의 경우 자회사 IPO가 잇따라 연기됐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 요인, 자회사인 SK하이닉스(000660)의 배당금과 전망에 따라 수익이 영향을 받는데, 하이닉스의 어닝쇼크 등이 겹치면서 SK스퀘어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 T타워 전경. (사진=SK텔레콤)
 
지난해 SK텔레콤 대표였던 박정호 SK스퀘어·텔레콤·하이닉스 부회장은 분할 이유로 "SK텔레콤의 사업 가치가 25조원이고, 자회사가 10조원, SK하이닉스가 100조원 등 모두 140조원이지만 주가 상승과 연결이 안된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분할 이후 오히려 시총이 줄어들었고, 기업가치 측면에서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 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전반적으로 증권시장이 안 좋은 상황이라 다소 침체는 있으나, SK텔레콤은 국내 타 기업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며 "SK스퀘어의 경우 반도체 경기 부진, 자회사 IPO 연기 등으로 잠시 저평가된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일단 양사는 AI와 투자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파트너 기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주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SK스퀘어는 자회사를 키워 순자산가치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양사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협력 사례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달 국내 AI 기업 코난테크놀로지(402030)에 224억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자연어 처리 기술과 AI 영상분석 기술력 등을 활용해 AI 컴퍼니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연구개발(R&D) 조직도 AI 중심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R&D 조직인 T3K 산하 조직을 미래 R&D, 비전(Vision) R&D, 데이터 R&D로 구성하고, 각 사업군에 AI를 접목했다. 지난 9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내부에 쌓인 역량과 기술을 외부로 확산하며 혁신을 만들고, 외부의 좋은 회사를 인수하고 이 회사에 우리 AI를 이식해 또 다른 혁신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출범 이후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국내 최대 농업혁신 애그테크기업 그린랩스, 글로벌 게임사 해긴에 신규 투자를 집행한 SK스퀘어는 기존 포트폴리오와 시너지를 낼 만한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IPO를 통해 투자금 모으기가 쉽지 않은 까닭에 보유 회사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 확보에 나섰다. 이 일환으로 지난 7월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나노엔텍(039860)의 보유지분(28.4%)을  국내 사모펀드 J&W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박정호 부회장은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좋은 기업들을 좋은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자금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시총이 주가에 따라 오르고 내리고 있지만, AI와 투자회사라는 비전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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