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세부 사고 여객기 퇴출시키고 이외 A330 5대도 운용 중단

우기홍 사장 “A330 5대씩 특별점검”
기재 현대화에 1조5천억 투입
엔진 300대 자체 점검 시설에 5천억 투자

입력 : 2022-11-02 오후 2:50:37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지난 달 23일 필리핀 세부 막탄 공항 활주로를 이탈해 비정상 착륙한 대한항공(003490) 여객기 A330-300이 퇴출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일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항공 안전 비상대책 점검 회의’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A330 기재 30대에서 6대를 퇴역시키고, 나머지 항공기들도 5대씩 나눠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더 이상 운용하지 않는 6대에는 세부 막탄 공항 활주로를 이탈해 비정상 착륙한 A330 기종도 포함된다. 
 
10월 23일 필리핀 세부 막탄 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KE601편(A330-300)은 활주로를 이탈해 비정상 착륙했다. 이로 인해 기체 앞부분이 크게 훼손됐고, 기장 지시에 따라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이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타고 비행기를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여객기는 기령이 평균 17년을 훌쩍 넘은 24년이다.
 
이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3개월 새 4차례 여객기 사고를 낸 대한항공은 물론 국적항공사 11개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안전 최우선 원칙’을 주문했다.
 
우 사장은 “항공사에서 안전운항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 과제”라며 “안전운항 체계가 보장되지 않고서는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고, 성장은커녕 생존조차 어렵다는 것을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뼈저리게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세부공항 활주로 오버런을 비롯해 에어버스사의 A330기가 두 차례 엔진 문제로 회항한 건이 발생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회사 전반에 걸쳐 안전저해 요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점검해 개선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 안전관리시스템과 안전운항체계에 대해 객관적으로 점검받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기령이 오래된 기종을 퇴역시키는 동시에 신형기 도입 추진 계획도 밝혔다.
 
대한항공은 2028년까지 보잉사의 B787-9 10대, B787-10 20대, B737-8 30대, 에어버스사의 A321네오 30대 등 총 90대의 신형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오래된 기체 B777-200ER 6대, A330 6대는 순차 퇴출된다.
 
더불어 2023년에는 항공기 1조4000억원, 엔진 640억원 등 약 1조5000억원을 기재 현대화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정비 부문도 강화한다. 
 
대한항공은 여비 엔진 등 확보를 위해 4000억원을 투입하고, 현재 인천 영종도 1만5000평 규모에 짓고 있는 엔진 공장에 2025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완공되면 현재 능력의 약 2배 이상 되는 연간 300대 엔진을 자체 정비할 수 있는 공간과 역량을 갖추게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운항, 정비, 객실, 운송 등 안전과 직결된 인력 확보와 교육 강화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내년에는 운항승무원(기장·부기장) 120명, 정비/객실부문에서도 인력을 채용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일 김포공항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 주관으로 열린 '항공 안전 비상대책 점검 회의'에서 최근 세부 공항에 비정상 착륙한 A330 기종을 특별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오세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