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속도전①)분당 무지개마을 이주 시작…1기 신도시 첫 사례

무지개마을 4단지 이달 26일부터 약 4개월간 이주 시작
느티나무 3단지도 추진…1기 신도시 리모델링 바로미터 역할 기대
다만 정부 재건축 활성화 움직임 꾸준…"리모델링, 정비사업 대세 되긴 어려워"

입력 : 2022-12-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분당 '무지개마을 4단지'가 이달 이주 단계에 돌입하며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리모델링 사업 추진의 포문을 연다.
 
무지개마을 4단지는 수도권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입주민 이주와 공사를 시작하는 단지로, 향후 1기 신도시 일대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재건축 활성화 정책이 이어지고 있어 리모델링 사업이 정비사업의 대세로 떠오를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6일 분당 무지개마을 4단지 리모델링 주택조합에 따르면 이 단지는 오는 26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이주가 진행된다. 이 시기까지 이주가 완료되면 내년 5~7월 철거 대상 석면 자재 조사, 폐기물 처리 과정을 거친 뒤 8월 정도면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소재한 무지개마을 4단지는 지난 1995년 준공됐고 이후 2015년 9월 조합이 설립된 바 있다. 또 지난해 4월 성남시로부터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승인받고 올해 9월 가구별 공사 분담금을 확정했다.
 
향후 무지개마을 4단지는 수평 및 별동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이 추진될 예정이다.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면 전체 동수가 기존 5개동에서 7개로 늘어나고, 가구수는 563가구에서 747가구로 184가구 증가한다.
 
지상과 지하 1개 층으로 이뤄진 주차장은 지하 2개 층으로 변환돼, 주차면 역시 기존 311면에서 759면으로 늘어난다. 지상은 녹지공간으로 조성된다. 완공 예정 시기는 오는 2026년 하반기다.
 
무지개마을 4단지 리모델링 주택조합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이주 일정을 늦추는 것이 조합에게 더 부담을 줄 수 있어 당초 일정대로 이주를 실시하게 됐다"며 "전반적으로 순조롭게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분당의 경우 정자동 '느티마을 3단지'도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1994년 준공된 이 단지의 이주는 내년 하반기 경 진행될 예정이다.
 
이 단지 12개동의 770가구는 리모델링을 거칠 경우 877가구로 늘어난다. 3개층을 수직 증축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렇게 무지개마을 4단지와 느티마을 3단지를 필두로 1기 신도시 리모델링의 사업 추진이 본격화할지도 관심사다.
 
1기 신도시 단지 일부는 재건축 연한이 지났고, 오는 2026년에는 대부분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다. 하지만 현 정부의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의 진척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고, 도시 조성 30년에 따른 노후화로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커지면서 리모델링 사업이 재건축 대안 카드로 제시되고 있다.
 
다만 리모델링 사업이 전면적으로 활성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절대다수의 수요층이 아직 재건축을 통한 전면 재정비를 원하고 있고, 정부 역시 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계속 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이른 시일 내로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 완화 방안을 발표한다. 아울러 지난 9월 조속한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해 '1기 신도시 정비 마스터플랜 수립 및 제도화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한 점도 정부가 재건축 사업에 지속적인 힘을 싣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 속도가 빠르고 규제가 덜한 장점이 있다"며 "그동안 대체로 재건축 규제에 재건축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단지들이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재건축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다시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전환하려는 조합도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물론 조합 입장에서는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의 득실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밀집 지역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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