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IPO 한파①)컬리 '상장 연기'…"1호 타이틀 어디로"

글로벌 경제 상화 악화·저평가된 기업가치가 연기 요인
연합 얼라이언스 체계 구축 고민 필요

입력 : 2023-01-17 오전 6:00:00
 
컬리, 코스피 상장 추진 연기. (사진=컬리)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올해 이커머스 업계에서 기업공개(IPO) 블루칩 중 하나로 꼽히는 컬리가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 저평가된 기업가치 등을 요인으로 IPO 상장을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컬리 측은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같은 컬리의 결정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경기 침체 속 강한 기업만 살아남는 풍토가 주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컬리는 2021년 12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기업가치는 4조원을 평가받았지만, 현재 컬리의 가치는 1조원대까지 낮아졌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테슬라를 비롯해 FF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같은 성장주 또는 IT 대박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에 현재는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쿠팡은 2021년에 상장했는데 코로나 팬데믹이 절정기에 달하면서 사람들이 비대면 시장에 대한 무한 성장의 꿈을 가져 몸값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용구 교수는 "컬리가 1년 전에 상장했다면 시장에서 2조의 가치를 인정받아 원만한 상장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 컬리의 누적된 영업적자
 
컬리의 영업적자는 2019년 986억원, 2020년 1162억원, 2021년 2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영업적자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컬리가 화장품, 가전제품, 여행상품 등 사업의 다각화 전략이 영업적자를 유발했다는 의견이 제기됩니다. 
 
서용구 교수는 "컬리는 신선식품 쪽에서 새벽 배송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부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컬리는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매출을 높이고, 매년 성장을 이뤄야 하는데 식품 쪽의 성장률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화장품 등을 비롯해 사업의 다각화를 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컬리가 화장품 쪽으로 사업을 확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성공 혹은 실패인지 얘기하는 건 섣부른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도 "현재 시장의 상황 자체가 상장을 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시점"이라며 "공모가 자체나 기업가치 평가에 굉장히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선 공모 시 공모가대로 발표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용진 교수는 "컬리가 추후 상장하기 위해선 더 다양한 서비스와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활동들이 제공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향후 컬리가 제 몸값을 다 받고 상장을 재추진하기 위해선 컬리만의 차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예를 들면 연합 얼라이언스 체계를 어떤 식으로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합니다. 쉽게 말해 전체의 유통 체인을 다 가지고 있기보단 누구랑 협력하고 어느 정도의 이익을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사업 전략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고은하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