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백기 든 다음 날…윤 대통령 "3·8 전당대회 꼭 참석"

2014년 새누리당 전당대회 참석한 박근혜 당시 대통령 판박이

입력 : 2023-01-26 오후 5:29:38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하루 만인 26일 여당 지도부와 오찬을 가졌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윤심(윤 대통령 의중) 논쟁’으로 혼란스러워진 당 분위기를 추스르려는 것 아니냐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오찬 자리에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꼭 참석하겠다"고 밝히면서 당무개입 논란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나경원 불출마 하루 만에 여당 지도부 소집한 윤 대통령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당 지도부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박정하·양금희 수석대변인, 김미애 원내대변인 등과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이 자리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회동은 지난해 11월 한남동 관저에서 정 위원장과 상견례를 겸한 만찬을 한 이후 두 달여 만입니다.  
 
이번 오찬 회동은 공교롭게도 나 전 의원이 당권 불출마를 선언한 다음 날 이뤄지면서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간 나 전 의원은 범비윤(비윤석열)계 주자로 거론돼 왔고, 이에 맞서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가 반발하는 구도가 날로 확산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나 전 의원의 불출마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거세지는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입니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로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심 충성대회'로 전락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참석을 요청한 당 지도부에 긍정적으로 화답했습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전당대회에 참석해주셨으면 한다는 말씀을 전달했고 윤 대통령이 '많은 당원들이 모이는 좋은 축제이니 꼭 참석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친박(친박근혜)계' 서청원·'비박(비박근혜)계' 김무성 당시 의원이 경쟁한 새누리당의 2014년 전당대회의 판박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전당대회 현장을 찾아 '박심(박 전 대통령) 충성경쟁'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UAE 순방 성과 공유노동·교육·연금 개혁도 주문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참석을 약속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성과를 당 지도부와 공유했습니다.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을 포함한 국정 과제 이행을 위한 협력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 수석대변인은 "300억달러(약 40조원) 투자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더 많은 투자를 크게 하겠다"고 말했다는 뒷얘기를 소개하며 UAE와 우리나라 간에 많은 투자가 실제로 일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에 UAE산 대추야자를 선물 세트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정 위원장은 "20년 넘게 국회 생활을 했지만, 대통령 해외순방 선물을 받은 건 처음"이라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한편 이날 오찬 메뉴는 밥과 육개장, 오징어 삼겹살 불고기, 고등어구이, 호박전, 나물, 김치(깍두기) 등의 가정식 백반으로 준비됐습니다. 커피와 주스 등도 후식으로 제공됐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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