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주택시장 뇌관되나…1분기 10만호 돌파 가능성↑

미분양 주택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불어나
LH, 미분양 아파트 매입 논란…혈세낭비 등 비판 여론
전문가, 정부 '시장개입' 우려…"궁극적 해법 아냐"

입력 : 2023-02-01 오전 5: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김지영 기자] 전국 미분양 주택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올해 1분기 안에 10만호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빠르게 늘어나는 등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주택시장의 전체 위기로 보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 3만가구를 밑돌던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불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7월(3만1284가구) 처음으로 3만가구를 넘어선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이후 8월 3만2722가구, 9월 4만1604가구, 10월 4만7217가구, 11월 5만8027가구, 12월 6만8017가구로 증가세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1분기 안에 미분양 10만호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달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전월(5만8027호)보다 17.4%(1만80호) 늘어난 6만8107가구에 달하는 등 9년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입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수요자와 공급자의 가격이 불일치하면서 미분양은 앞으로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올 1분기 안에 미분양 10만호 돌파도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습니다.
 
정부는 건설시장 연착륙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민간 미분양 아파트 매입을 검토했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매입한 서울 미분양 아파트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시장 개입은 일단락되는 분위기 입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금이 아닌 내 돈이었다면 과연 지금 이 가격에 샀을까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앞서 LH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인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면적 19~24㎡ 36가구를 전세매입임대 사업 일환으로 매입했는데, 평균 분양가 대비 12% 할인된 가격인 가구당 2억1000만원에서 2억6000만원 선으로 총 79억4950만원의 자금이 사용됐습니다.
 
원 장관은 매입임대 사업 전반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상태입니다.
 
원 장관은 "매입임대제도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가장 저렴한 가격에 물량을 확보해 운영해야 한다"면서 "본래 취지와 무관하게 형식적인 업무 관행대로 진행한 건 무책임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한준 LH 사장에게는 그간 진행됐던 LH 매입임대 사업 전반에 대한 감찰과 매입임대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방안을 요청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미분양 주택 매입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같은 고금리 기조에 매수심리까지 꺾인 상황에선 미분양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며 "어떤 정책을 써도 백약이 무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미분양이 나올 때마다 족족 사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이 때문에 정부의 미분양 매입은 시장 안정화를 위한 궁극적인 해법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인만 소장은 "정부 차원의 매입은 큰 의미가 없다. 세금만 낭비하는 꼴"이라며 "과거 IMF 당시 양도세특례 혜택처럼 미분양주택에 대한 5년간 양도세 면제 등 세제지원 정책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 3만가구를 밑돌던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불어나는 추세입니다. 사진은 아파트 공사현장.(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김지영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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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