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취임 3주년…현대차 영업익 20조시대 열었다

올해 매출 250조·영업익 20조 돌파 전망
글로벌 판매량 톱3 완성차 업체로 성장
고성능 진심 아이오닉 5 N으로 결실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 등 미래 신사업 추진

입력 : 2023-10-10 오후 2:44:35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오는 14일로 취임 3주년을 맞습니다.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판매량 '글로벌 톱3' 자동차그룹으로 도약했는데요. 회사의 무게중심을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옮기는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2020년 10월 회장 취임 후 3년 만에 양적·질적 성장 모두를 잡았다는 평가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토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글로벌 완성차 판매 순위 톱3에 올랐습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을 모두 제쳤습니다. 2000년 10위에 머물렀던 현대차그룹의 전세계 판매량이 2010년 5위에 이어 지난해 첫 글로벌 톱3 진입을 달성했는데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CES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위로 등장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올해 역시 상반기 판매량이 366만대로 542만대 토요타그룹, 437만대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3위를 기록했습니다. 판매량 증가는 매출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올 상반기 현대차·기아(000270)의 합산 매출액은 129조9633억원으로 2020년 상반기(73조1141억원)의 약 1.8배입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437억원에서 14조1076억원으로 급증했죠.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기아의 합산 연간 매출액은 258조1450억원, 영업이익은 26조3420억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1년 만에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동시에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250조원·영업이익 20조원 돌파라는 대기록을 쓰게 됩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해외 판매량은 올해 8월까지 누적 100만대를 돌파했다. 2014년 쏘울 EV를 처음 수출한 이후 9년 만입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해외 판매 100만대 돌파의 의미를 글로벌 '퍼스트 무버'로서의 성공적인 첫걸음으로 해석하는데요.
 
정 회장은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출시하며 '고성능'과 '전동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습니다. 고성능 브랜드 N을 향한 정 회장의 과감한 혁신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아이오닉 5 N 출시 배경에는 정 회장의 고성능차에 대한 열정과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습니다. 고성능차 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향후 양산차에 접목해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기술 리더십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죠. 실제 정 회장은 2018년 CES 현장에서 "마차를 끄는 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싸우거나 잘 달리는 경주마도 필요하다"며 고성능 기술력 개발 의지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전기차 생산을 위한 투자도 과감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하기 위해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습니다. 기존 2025년이던 양산 일정도 내년 하반기로 앞당겼죠. 국내에도 기아 오토랜드 화성과 현대차 울산공장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세웁니다.
 
2015년 정의선 당시 부회장 주도로 출범한 제네시스는 세계 프리미엄 명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첫 국산 브랜드로 자리했습니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출범 이후 지난 8월까지 국내 69만177대, 해외 31만8627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100만8804대를 판매했습니다. 
 
2020년 연간 판매 10만대를 돌파했고 2021년 20만1415대, 지난해 21만5128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도 8월까지 15만4035대를 판매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 회장의 행보는 미래 영역에서 더욱 광범위해지고 있습니다. 완전 무인 자율주행, 이동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메타모빌리티, 로보틱스 등을 포괄하는데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원천기술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를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는 무선업데이트(OTA)를 기본적으로 적용할 예정입니다. 단순히 자동차 성능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해주는 방식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네시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설립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방문했다.(사진=현대차)
 
정 회장에게는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오는 19일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합니다. 소비자는 안전하고 양질의 매물을 구할 수 있지만 가격 상승 우려도 나옵니다. 
 
또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고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약진은 위협 요소입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와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0년 6.6%에서 올해 상반기 4.3%로 떨어졌습니다. 순위도 5위에서 7위로 밀렸죠. 반면 BYD·지리 등 중국 브랜드가 세계 2위·5위로 올라섰습니다.
 
이 밖에도 노사관계, 경직된 기업문화 등 정 회장의 리더십이 중요한 사안으로 꼽힙니다. 정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 관성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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