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고용세습' 매달려 결국 파업 수순

17일~19일 각각 8시간 파업 예정
고용세습, 장기 근속자 자녀 우선 채용 조항
사측 "폐지하라" 대 노조 "거부"

입력 : 2023-10-16 오후 3:02:16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기아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협상의 쟁점인 '고용세습' 조항을 두고 사측은 폐지하라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이를 거부하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6일 노동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17일부터 파업에 나설 예정입니다. 17∼19일 각각 8시간, 20일에는 12시간 파업을 진행합니다. 파업이 실현될 경우 2020년 이후 3년만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본교섭 15차 교섭을 이틀에 걸쳐 진행했지만 현장조합원과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사측의 제시안을 더 이상 두고 볼수 없기에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아 노사가 6일 오토랜드 광명 본관에서 2023년 임금 및 단체교섭 상견례를 진행했다. (사진=기아 노사)
 
기아 노사는 지난 12~13일 경기 광명 공장에서 제 15차 임단협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조가 사측 제시안을 거부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에 앞서 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이 난항에 부딪히자 12~13일, 17~19일 각각 8시간, 20일 12시간 파업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제 15차 본교섭이 진행됐던 12~13일에는 파업을 유보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오는 17일부터는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노사간 이번 협상 과정에서 고용세습 조항 삭제와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기아 단체협약 27조1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과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사측은 이 조항 삭제 요구를 위해 △주간 연속 2교대 포인트 인상 △유아교육비 지원 확대 △잔업 해소와 중식 연장 등 내용을 담은 7차안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고용 안정성을 위해 오토랜드 화성에 2028년 양산 목표로 두 번째 목적기반모빌리티(PBV)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추가안도 내놨지만 노조 측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도 고용세습 조항을 불법으로 보면서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2018년 자녀 우선 채용 조항을 단체협약에서 삭제했습니다.
 
다만 추가 협상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차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아직 대화를 하려는 모습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파업 전 교섭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캐리어차량에 실리지 못한 완성차량을 직접 운전해 광산구 평동산단 출하장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표진수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