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였던 4·10 총선…변곡점 '넷'

여, 이종섭·조국당에 '타격'…거센 정권심판 민심 '직면'

입력 : 2024-04-08 오후 5:35:30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오는 10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가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최근 각 당의 자체 분석을 종합해 보면 범야권 우위의 판세가 지배적인 분위기입니다. '정권심판론'이 사실상 모든 이슈를 압도하는 사실상 유일 구도로 총선판이 지배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도 이를 만회할 기회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난해 12월12일부터 지금까지 총선 과정을 살펴보면 여야의 희비가 엇갈린 변곡점은 크게 4차례 있었습니다.
 
①한동훈 등판
 
총선판의 첫 번째 변곡점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전격적인 등판이었습니다. 여당은 '미니 총선'이던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갈피를 못 잡다가 연말 한동훈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아바타 논란에도 12월 26일 국민의힘의 새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올해 1월 중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대응 방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은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사퇴 요구를 받은 사실까지 공개하며 '1차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한 위원장은 '윤석열 아바타' 이미지를 일부 벗어낸 효과를 누렸습니다. 이때 총선 구도도 '윤석열 대 이재명'에서 '한동훈 대 이재명'으로 사실상 전환됐습니다. 야권이 바라는 '국정안정 대 정권심판' 구도가 흔들리게 된 겁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27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 보고 및 현안 관련 토론'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②이재명 사천 논란
 
민주당에선 2월부터 다수의 비명(비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현역의원 평가 통보가 진행되면서 '비명횡사' 공천 논란이 현실화했습니다. 친문(친문재인)의 대표 격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영표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 강병원·박광온·송갑석 등 비명 의원들의 무더기 경선 패배로 내홍은 극에 달했습니다. 특히 대표적 '비명' 박용진 의원의 지역구인 강북을에선 한 곳에서만 후보가 2번 바뀌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애초부터 '박용진 배제'를 상수로 놓고 공천을 진행하다보니 이렇게 됐다는 뒷말이 나오며 이 대표의 사천 논란은 정점을 찍었습니다.
 
민주당 공천 파동이 진행되는 동안 민심은 민주당에 등을 돌렸습니다. 지난 2월20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2월17~18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지역구 투표 정당 후보 지지도가 국민의힘 43.2%, 민주당 41.7%였습니다. 정당 지지도 흐름으로 보면, 지난해 3월 초 조사 이후 대략 49주 만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시점이었습니다. 이후 2주 뒤인 지난달 5일 발표된 같은 기관 여론조사 결과(3월2~3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ARS 방식)에서 민주당 44.5%, 국민의힘 41.2%로, 민주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다시 앞서긴 했지만, 이전과 같이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서는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지난달 2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③이종섭·황상무 사태
 
양당의 공천이 막바지에 접어드는 3월 초 뜻밖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사건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4일 느닷없이 주호주 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겁니다. 여기에 같은 달 14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사건도 터졌습니다. '이종섭·황상무 논란'을 기점으로 지지율은 다시 출렁였습니다. 이종섭 대사가 주호주 대사에 임명돼 출국했을 때 시점인 지난달 12일 공개된 같은 기관 여론조사 결과(3월9~10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민주당 48.3%, 국민의힘 37.5%로, 오차범위 밖 결과였습니다. 지난 1월 말 이후 6주 만에 국민의힘을 다시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리며 민주당이 이전 지지세를 회복한 겁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위원장의 '이종섭·황상무 거취 결단' 요구 뒤 대통령실은 황 수석의 사퇴(3월20일)와 이 대사의 귀국(3월21일)을 발표했습니다. 이 대사는 지난달 29일 대사직에서 결국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뒤늦은 반응으로 민심을 되돌리지 못했습니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문제까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2차 윤·한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대파값 875원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지난달 14일 광주 동구 충장로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광주충장로우체국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④조국혁신당 창당
 
조국혁신당은 지난달 3일 창당 이후 '3년은 너무 길다'를 구호로 정권심판에 나서 공천 논란에 뒤숭숭한 야권 지지층을 단숨에 흡수했습니다. 여기에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를 외치면서 민주당과의 심판 연대가 강화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윤석열정부에 불만이 있는 유권자와 '이재명의 민주당'을 비판하는 유권자를 담는 그릇이 된 겁니다.
 
그 결과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소 20%대 중반에서 최대 30%에 달하는 지지를 받으며 확실한 2등 자리를 꿰찼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비례대표 의석수를 환산하면 최소 12석 이상은 얻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국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정권심판론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총선 막판까지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 유지됐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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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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