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등에 불'…제약업계, 승계자금 마련 고심

승계 재원 확보 핵심 키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물꼬트나
광동제약, 꾸준한 지분매입으로 최성원 회장 지배력 강화
한독, 오너 개인회사 와이앤에스인터셔널 '배당금 수익' 주목

입력 : 2024-04-09 오후 4:42:25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5400억 규모의 상속세 때문에 빚어졌는데요. 보령과 광동제약, 한독도 상속세 문제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 주주는 69.3%의 지분을 보유한 보령파트너스이고, 보령파트너스는 김정균 대표와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모펀드 유진프라이빗에쿼티가 산업은행과 함께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에 나설 가능성 커지면서 올 상반기 안에 매각이 최종 성사될지 주목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보령 측은 지분 20%만 남기고, 경영권을 포함한 나머지 지분 49.29%를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보령은 김정균 대표의 승계자금 마련 등을 위해 2022년부터 알짜 계열사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세 차례 무산된 바 있습니다.
 
광동제약의 경우 2013년 최수부 회장이 갑자기 타계하면서 최성원 회장의 상속세 마련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성원 회장은 부친인 최수부 회장의 지분 6.81% 중 1.5%만 상속하고, 나머지 4.35%는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산문화재단에 넘겼습니다. 그 결과 최 회장이 보유한 광동제약 지분율은 10년 동안 6.59%에 머물러 있습니다.
 
보통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지분율은 30%로 보고 있지만 최성원 회장의 지분율은 경영권 방어 마지노선에 한참 못 미칩니다. 취약한 지배력을 해결하기 위해 최성원 회장은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100%인 광동생활건강을 통해 꾸준히 광동제약 지분율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광동생활건강이 보유한 광동제약 지분율은 3.05%입니다. 
 
오너 3세 김동한 전무의 경영 승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독은 최대 주주이자 사실상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인 와이앤에스인터셔널을 통한 우회 승계 가능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한독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5.8% 급감하며 반토막이 났고,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하는 등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나빠졌지만, 현금배당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1주당 300원으로 실시했는데요. 현금배당 총액은 41억2905만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수익은 전무하고, 배당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와이앤에스인터셔널의 배당금 수익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와이앤에스인터셔널이 배당금으로 받은 현금이 향후 김 상무의 경영 승계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와이앤에스인터셔널의 최대 주주는 31.65%의 지분을 보유한 김동한 전무이고, 그의 부친인 김영진 회장이 5.04%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령바이오파마 진천공장 전경(사진=뉴시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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