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AI반도체 개발 집중…계열 3사 합작법인 자산 3배 커져

사업 양도가 311억원서 출발…자산 1395억원으로
SK그룹 AI반도체 선봉에…텔레콤·스퀘어·하이닉스 공동출자
지주회사 행위제한 피해, 배당 감면 혜택도 용이

입력 : 2024-04-22 오후 1:16:04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글로벌 AI반도체 개발 경쟁이 치열한 속에 SK그룹도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해 속도를 냅니다. AI반도체 개발업체인 SK 계열 사피온코리아는 미국투자법인을 모회사로 두고 계열사로부터 투자금 조달 받고 있습니다. 이에 회사는 초기 자본보다 자산이 3배 넘게 커졌으며 최근 자산 규모를 뛰어넘는 용역투자를 단행해 AI반도체 기술 선점에 나섰습니다.
 
 
22일 SK그룹 각사에 따르면 SK그룹 내 AI반도체 개발업체인 사피온코리아는 지난해 말 총 자산이 1395억원으로, 초기 자산가치 311억원보다 348.5% 증가했습니다. SK텔레콤은 2022년 초 사피온코리아를 신규 설립하면서 AI반도체사업을 양도했었습니다. 당시 양도가가 311억원입니다. 회사는 아직 이익창출이 본격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산이 커진 데는 모회사로부터 유상증자 등 추가출자에 의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 외 펀딩라운드를 진행해 외부 투자금도 모으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해외 투자법인 등을 통해 복잡한 출자구조를 형성 중입니다. SK텔레콤 62.5%, SK하이닉스 25%, SK스퀘어 12.5%씩 미국 벤처 자회사를 통해 출자했습니다. 최초 분사 때는 SK텔레콤이 사피온코리아 위에 미국법인 SAPEON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SAPEON에 대한 지분 100%는 불균등 유상증자를 거쳐 62.5%까지 낮아졌습니다. SK하이닉스, SK스퀘어가 공동출자한 조인트벤처 형태로 바뀐 것입니다. 당시 분사 및 미국 조인트벤처 설립 중개 및 자문은 법무법인 광장이 수행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출자한 것도 여러 단계를 거쳤습니다. SK하이닉스는 산하에 미국투자법인(SK하이닉스 아메리카)이 있고 그 아래 벤처스아메리카가 SPEON에 투자했습니다. 벤처스아메리카는 지난해 모회사에 흡수합병됐습니다. 미국투자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97.74%였는데 같은해 잔여 지분을 매입 후 소각해 100%를 확보했습니다. SK스퀘어도 100% 자회사인 미국법인(SK스퀘어 아메리카)을 통해 SAPEON에 출자했습니다.
 
이처럼 복잡한 출자구조엔 투자유치를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본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에 따르면 손자회사는 50%(상장 30%), 증손회사는 100% 지분 소유만 가능합니다. 다만 이는 국내 계열사에만 적용됩니다. SPEON은 미국법인이기 때문에 공동출자가 가능했습니다. 현 정부들어 해외법인의 배당은 세제 감면 혜택까지 주어져 향후 투자회수도 용이해졌습니다. 2022년말 세법을 개정해 내국법인이 해외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수취할 때 과세소득에서 제외(익금불산입)하도록 했습니다.
 
지난해 한차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사피온코리아는 미국 AI칩 팹리스인 알파웨이브세미에 반도체 설계 용역을 맡겼습니다. 2022년말 자산 규모 476억원을 뛰어넘는 596억원을 지불하면서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사피온코리아는 알파웨이브세미와 협력해 2026년 3세대 AI반도체인 X430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에 HBM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AI반도체를 내재화하면 자체 시너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단, AI반도체 개발 후발주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고객사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문제도 걸림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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