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포스증권 인수 효과 '글쎄'

합병 후 업계 18위…실적 내기까지 장기간 소요

입력 : 2024-05-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우리금융이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 뒤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소 기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포스증권이 덩치가 작아 가성비 측면에선 좋을 수 있으나, 만성 적자 회사인 만큼 당분간 출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포스증권 홈페이지)
 
경쟁력 갖추기까지 과제 '산적'
 
우리금융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3분기 중 우리종합금융·포스증권 합병증권사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종금의 기업금융(IB)과 포스증권의 디지털 중심 리테일을 결합해 10년내 업계 TOP10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시키겠단 목표입니다. 
 
출범 즉시 포스증권의 펀드슈퍼마켓 앱을 기반으로 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MTS)를 개발해 증권 통합앱을 구축하고,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우리금융그룹 슈퍼앱 'NEW WON'과 연계합니다. 특히 우리은행의 IB 및 기업금융 릴레이션매니저(RM)조직 대상으로 기업 연계영업 등 주요 계열사 협의체도 활성화하겠단 전략입니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은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부분이 약점으로 평가 받았는데요.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14곳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총합은 881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7897억원의 순익을 올린 우리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 13곳의 순익은 917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순익 기여도로는 10.4% 수준에 불과합니다. 현재 여타 지주사의 비은행 기여도가 최대 66.6%, 평균 40%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저조합니다.
 
하지만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가 되기 위해서는 3조원 이상의 성장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려도 나옵니다. 포스증권은 최근 자본잠식에 빠져 무상감자를 진행한 데다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증권의 지난해 매출액은 140억원 가까이 됐지만, 임금 및 전산운용비용이 대거 포함된 판매관리비가 190억원이었습니다. 이 같은 적자는 지난 2013년 설립 후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연도별 순손실은 2019년 -69억원, 2020년 -85억원, 2021년 -75억원, 2022년 -73억원입니다. 
 
포스증권은 일반적인 증권사와 다르게 수익구조가 한정적인 데다 증권업 업무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이 우려할 대목입니다. 온라인 기반 영업망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와 연금저축계좌 등 펀드 중개수수료만으로 수익을 내는 상황입니다. 현재 고객수는 28만명 가량이며, 앱 펀드슈퍼마켓의 이용자 수도 겨우 10만명 내외에 불과합니다. 특히 시장지위(자기자본)는 업계 최하위인 53위입니다. 
 
때문에 펀드 거래만 가능한 한국포스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주식·채권 거래도 가능하게 시스템을 구현하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이 우리금융에겐 부담입니다. 증권사 리테일 및 영업력 확충 등을 고려할 때 우리금융의 추가적인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증권업계 큰 영향 없을 것" 
 
증권업계에선 우리금융의 포스증권 인수가 당장 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증권이) 증권업 필수업무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우리금융의 증권업 진출에 대한 의지 확인 정도로만 우선 판단하고 있다"면서 "우리종금과 합병하더라도 현재 증권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규모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초대형IB까지 성장하기 위해선 자본을 몇 조씩 출자해 지원해줘야하는데 그 정도 자본을 우리금융이 지원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유지하면서 남는 자본을 포스증권에 투입할 텐데 10년 안에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 IB에서 하던 사업을 (새로 출범할) 증권사에서 같이 하거나 좀 더 성장시킬 텐데 대형증권사들의 마켓쉐어(시장점유율)를 가져오려면 초기 마케팅 및 개발 비용과 함께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포스증권의 인수가격이 워낙 싸다보니 중대형사를 인수하는 것보단 가성비 측면에선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사장.(사진=우리은행 유튜브)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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