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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추진하고 있는 그룹 의존도 낮추기가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등 그룹사 내 자동차 강판 판매 비중을 줄이면서 수익성 확보 및 매출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오는 3분기 현대차 미국 전기차 공장에 강판 공급을 위한 스틸 서비스 센터(SSC)를 가동하면서 이러한 계획이 지연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지속적으로 판매 다변화를 추진해 그룹사 비중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사진=현대제철)
3분기 조지아주 SSC 준공…당분간 현대차에 제품 공급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는 3분기 미국 조지아주에 SSC(스틸 서비스 센터)를 준공한다. 조지아주 SSC는 현대차의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전기차용 강판을 공급한다.
HMGMA의 연간 전기차 생산량은 30만대가 될 예정이다. 향후 HMGMA는 전기차 시장 상황에 따라 50만대까지 증설이 가능하다. HMGMA는 오는 10월부터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 이에 현대제철도 3분기에 함께 강판 생산을 시작해 현대차에 소재 공급을 시작할 방침이다.
전기차용 소재 공급 확대에 따라 현대제철은 현대차 등 그룹사에 대한 강판 판매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그룹사 매출 비중은 지난해 30~3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로부터 발생하는 현대제철의 매출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어 비중의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차에 대한 현대제철의 매출액은 지난 2022년 1조5893억원에서 지난해 1조8179억원으로 14.4% 증가했으며, 기아의 경우는 같은 기간 8380억원에서 1조292억원으로 22.8% 증가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연간 매출 중 그룹사 비중은 30~35% 수준으로 파악된다. 자동차 강판만 고려하면 지난해 그룹사 판매 비중은 82%다. 올해 하반기부터 HMGMA가 가동될 경우 향후 전체 판매 생산 중 그룹사 판매 비중은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꾸준히 그룹사 외 글로벌 자동차사에 대한 강판 공급을 늘려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수익성과 시장 상황의 영향이 큰 철강산업의 특성상 매출 다변화를 통해 체질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10% 수준이었던 그룹사 외 자동차 강판 판매 비중은 지난해 18%까지 증가했지만 여전히 그룹사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80% 달하는 그룹 의존도 낮추기 추진
SSC 가동 이후 현대제철의 그룹사 의존도 낮추기는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지속적으로 그룹사 외 자동차 강판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낮은 수익성을 개선하고 매출 다변화를 통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미래전략에 따라 자동차 사업 비중을 50%로 낮추고 로봇과 미래형 이동수단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사업의 비중이 낮아질 경우 현대제철의 그룹 내 영향력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수익성도 문제다. 지난해 현대차의 매출은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은 15조1269억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액 25조9148억원에 영업이익 7983억원으로 직전연도보다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줄어 그룹 내 고부가가치의 수혜를 입지 못했다. 고부가가치 판재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지만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소재에서 전장 부품 등으로 옮겨간 탓이다.
이에 현대제철은 수익성이 높은 수출 시장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독일 등 해외 자동차 제조사들과 소재 공급 계약을 꾸준히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올해도 추가적인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폭스바겐사 등 외부 자동차사 4곳에 강판을 추가로 공급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올해 건설 경기 침체에 따라 봉형강 매출폭이 크게 감소하면서 판재 사업 비중을 늘릴 전망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제철의 봉형강 매출액은 9조5589억원으로 2022년(11조268억원)에 비해 13.3% 감소했다. 그에 반해 판재 매출액은 2022년 17조9334억원에서 지난해 17조4931억원으로 2.5%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에 판재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6%에서 67.5%로 증가했다.
현대제철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SSC 가동 이후에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고수익성 자동차 강판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 밝혔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