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수 비지니스컨설턴트(관광학 박사).
외식업의 본질은 여전히 ‘맛’과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AI 시대를 살고 있는 중소 F&B 기업에게는 그 이상의 것들이 요구됩니다. 비대면 주문이 일상화되고 운영 효율성이 중요해지면서 ‘기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한미 비즈니스 매칭 전문가인 미국인 사업가의 ‘대한민국 기술 강국론’이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한국이 미국보다 더 기술 강국입니다. 기술 활용도가 빠르고 높습니다. 로봇도 AI도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는 건 한국이 더 발전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번 칼럼을 준비하며 만나본 기술 기업들과 외식 프렌차이즈의 협업 사례를 통해 한국 F&B 업계의 디지털화의 큰 변화를 느꼈습니다. 특히 기술 기업과 외식 기업 간의 적극적 협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검증되고 있는 ‘기술혁신 발전모델’은 앞으로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한국형 기술모델로 재조명되어야 합니다.
All-in-one 디지털 전환(DX) 솔루션: ‘패스트오더’의 사례
패스트오더는 회사 이름처럼 “정확하고 빠른 주문, 그것이 곧 서비스의 시작”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패스트오더는 매장 운영의 핵심인 테이블오더, POS, 웨이팅 시스템 등이 각각 다른 공급사로부터 제공되는 상황에서 점주들이 기기 간 연동, 계약, A/S 등 다양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식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패스트오더는 클라우드 POS를 중심으로 한 All-in-one 디지털 전환(DX)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테이블오더, 웨이팅, 서빙로봇, 포인트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각 솔루션에서 수집된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인사이트로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도입 사례는 명륜진사갈비입니다. 뷔페형 매장 특성상 메뉴 구성이 복잡하고, 타사 시스템의 UI는 가독성이 떨어져 고객 불편이 많았습니다. 패스트오더는 브랜드 테마와 톤앤매너를 반영하여 UI/UX를 전면 개편하고, 메뉴 배치와 주문 단계를 간소화하며, 사이드 메뉴 강조, 이용 시간 제한 기능, 배터리 잔량 조회 기능 등 매장 환경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그 결과, 전국 가맹점 중 70% 이상이 패스트오더를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을 실현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패스트오더는 명륜진사갈비와 함께 다른 프렌차이즈와 차별되는 뷔페형 프렌차이즈만의 새로운 솔루션을 구축했다는 사실입니다. 패스트오더와 명륜진사갈비는 단순하게 기술기업과 고객의 관계를 넘어서서 문제 해결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위한 협업 파트너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패스트오더의 창업자인 임철우 대표는 프렌차이즈를 직접 창업하며 겪었던 어려움이 패스트오더의 창업의 동기였다고 말합니다. 임대표는 패스트오더의 기술개발 전략 방향을 프렌차이즈 기업의 현실적 욕구 해소에 두고 있습니다.
즉, 음성 어시스턴트, 단골 고객 인식 카메라 기술, AI 기반 고객센터 챗봇 개발 등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으나 기술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프렌차이즈 매장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첨단기술의 현장 활용이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산업에서의 기술력의 본질은 그 기술의 사용에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 패스트오더)
운영의 뼈대를 바꾸다 – ‘데이터퓨레(포스페이스랩)’의 사례
패스트오더가 고객 접점의 경험을 개선했다면, 데이터퓨레(포스페이스랩)는 경영의 백엔드, 즉 운영의 뼈대를 바꾸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솔루션 기업", "데이터로 돈을 잘 버는 회사"라는 분명한 목표와 미션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반식당과의 협업에서는 매출 데이터 자동 취합, 키오스크 도입, 식자재 재고 관리, 매장별 KPI 분석 대시보드, QSC(Quality, Service, Cleanliness) 운영 리포트 시스템 등을 도입해 본사와 매장의 운영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직원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입니다. 승영욱 대표는“이전에는 일이 터진 뒤에야 대응했다면, 지금은 데이터를 보고 사전에 미리 움직입니다. 즉, 데이터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매장 운영에 있어 행동을 이끄는 ‘언어’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라며 데이터 중심의 운영을 강조했습니다.
대표적인 고객사인 킹콩부대찌개에서는 식자재 매입 현황을 메뉴 단위로 분석하여 서비스 품질 관리와 원가 절감을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데이터퓨레는 매장의 POS, 주문, 인력, 품질 등 다양한 운영 데이터를 통합해 매장 단위의 통합 운영 관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15년간 장수 브랜드인 킹콩부대찌게등의 프렌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SL F&B의 정순태 대표는 항상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연구하고 공부하는 CEO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순태 대표는 데이터 시스템의 도입에 있어서도 본질적인 문제 해결의 도구로서 시스템 구축에 실무자로서 직접 참여했다고 합니다. 데이터퓨레의 승대표가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제일 먼저 킹콩부대찌게를 언급한 이유는 매장에서의 혁신기술의 활용성이었습니다.
(사진= 데이터퓨레)
기술로 진화하는 외식업, 한국형 혁신 모델이 되다
이번 칼럼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은 기술이 선택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매출을 증대시키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더 이상 기술은 선택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매출을 증대시키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시스템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서, 외식 기업의 현실적인 운영 과제를 함께 분석하고, 그에 꼭 맞는 솔루션을 공동 설계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기술혁신’이 시작됩니다. 이 과정은 기술 기업에게는 업종별 특화 모델을 축적하게 하는 지속가능한 경쟁력의 원천이 되며, 외식 기업에게는 단순한 IT 도입을 넘어, 기술 자체를 비즈니스모델로 삼는 진화의 계기가 됩니다.
매출 증대와 비용 절감, 나아가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까지 이 모든 가능성은 기술과 외식업이 협력하여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앞으로 우리는 이러한 협업 구조 자체를 ‘한국형 외식업 기술혁신 모델’로 정립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산업 전략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기술이 외식업의 일상을 바꾸고, 그 변화가 곧 한국형 혁신 모델이 되어 전 세계로 확장되는 미래를 기대해봅니다.
장준수 비지니스컨설턴트 jasonjang005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