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최근 다양한 연구에서 ‘호두’의 건강 효과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뇌 기능 향상부터 심혈관 질환 예방, 장내 환경 개선, 스트레스 완화까지, 호두가 건강 전반에 여러모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호두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DHA), 식이섬유,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견과류입니다.

 

영국 리딩 대학교의 클레어 윌리엄스(Claire Williams) 교수 연구팀이 18~30세의 건강한 성인 3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가 2025년 2월 학술지 <영양과 기능>(Food & Function)에 게재되었습니다. 이 논문에서, 아침 식사로 50g의 호두를 섭취한 참가자들이 반응 속도와 기억력 테스트에서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식후 6시간 후에 기억력 성능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는데, 이는 호두에 포함된 오메가-3 지방산, 단백질, 폴리페놀 등의 영양소가 뇌 기능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도 주의력과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2023년 4월, 스페인 IISPV 연구소는 11~16세 청소년 70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하루 30g의 호두를 섭취하도록 한 연구에서, 주의력과 유동 지능(fluid intelligence)이 향상되었으며, ADHD 증상을 가진 일부 참가자들의 행동이 개선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호두에 풍부한 알파-리놀렌산(ALA)이 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2022년 11월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된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16주간의 연구에서 하루 50g의 호두를 섭취한 그룹은 정신 건강 지표가 개선되고,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완화되었으며, 장기적으로 수면의 질도 향상되었습니다. 특히 여성 참가자들의 경우, 호두 섭취가 장내 미생물 다양성 감소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연구의 주저자인 라리사 보브로프스카야(Larisa Bobrovskaya) 박사는 “대학생은 학위를 취득하며 성인기로 전환하는 독특한 인구 집단으로, 도전적이고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다. 학업을 완료하고 매력적인 직장을 찾아야 하는 압박이 심하며, 이것은 학생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과 전반적인 웰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학업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며, 학생들이 대학 생활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 식이 개입은 학생들의 뇌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략 중 하나이지만, 학생들에 의해 자주 소홀히 되는 부분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2023년 3월, 텍사스 공과대학교 연구팀은 호두 섭취가 장내 미생물의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켜,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된 아미노산인 L-호모아르기닌의 생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호두가 장내 미생물 구성을 조절하여 심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난주 호두의 놀라운 건강 효과를 다룬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Telegraph)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유명한 장수 클리닉센터 HUM2N의 설립자 모하메드 에나야트 (Mohammed Enayat) 박사는 “장수 과학에서 ‘식품이 약이 되는’ 트렌드로 인해 견과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나는 노년층 환자에게 노화 과정에서 근육 기능과 인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호두를 일상 식단의 필수 요소로 삼을 것을 자주 권장한다”라고 호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호두는 이렇듯 노년층부터 청년층에 이르기까지 심장 건강, 인지 기능, 장 건강, 정신 건강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호두는 체중 관리, 제2형 당뇨 예방, 노화 방지, 정자 건강 개선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지닌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하루 30~60g, 즉 호두 반쪽 기준으로 10~12개 정도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볶거나 가공된 제품보다는 생 호두를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 섭취하는 것이 영양소를 보다 잘 보존할 수 있습니다.

 

호두의 건강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는 ‘기적’이라기 보다는, 지속적인 섭취와 꾸준한 식습관 속에서 더 뚜렷하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