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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D현대(267250)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과 사업 자회사
HD현대중공업(329180)이 각각 신사업과 시설 투자에 집중하면서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등 당장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투자는 지주사가 담당하고, 조선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설 투자는 자회사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의 신사업 투자금은 현대중공업 등 조선 자회사의 배당금을 통해 충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HD한국조선해양)
배당수익 증가에 투자 재원 확충 효과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산하의 조선 자회사들은 올해 배당을 재개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19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배당을 올해 재개한다. 아울러 지난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성공한
HD현대미포(010620)조선도 중단됐던 배당을 올해부터 재개한다. 이에 두 회사는 올해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HD현대삼호중공업은 두 회사보다 앞선 지난해부터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한국조선해양이 얻는 배당금수익도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현대중공업은 1855억원, HD현대미포조선은 283억원을 배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조선해양의 현대중공업 지분율은 75.02%, 미포조선 지분율은 42.4%다. 이에 두 상장 자회사를 통한 배당수입도 1511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비상장사 HD현대삼호중공업도 지난해 684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기 때문에 배당 규모가 전년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삼호중공업 지분 96.65%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배당금수익은 335억원으로 이미 전년대비(45억원) 큰 폭으로 늘어난 바 있다. 이는 중국 법인의 감자에 따른 출자금 회수로 인한 것이라 일시적이다. 올해는 자회사들이 배당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조선 자회사들의 수주 잔고가 3년 치 이상 쌓여있기 때문에 향후 지속적인 배당금수익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한국조선해양의 현금 사정도 더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조7432억원으로 직전연도(1조4556억원)에서 3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지난해는 조선 기자재 매출, 자회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개발 용역 매출 등이 현금성 자산 확대에 기여했지만, 올해는 배당금수익이 현금성 자산 확대에 기여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 효율성 증가…지주사 투자 확대
지주사의 현금 사정이 개선되면 지주사는 신사업 등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 이에 자회사는 신사업에 대한 투자 부담이 줄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조선산업은 현재 도크가 꽉 찼고, 100% 이상의 가동률을 기록하는 등 쌓인 일감을 처리하는데 역량을 쏟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지난 3월 누적 신규 수주는 47억2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 이상 늘며 올해도 일감이 쌓이고 있다. 신사업 등 투자 리스크가 있는 영역에 역량을 쏟기에 부담이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조선해양이 신사업 등 리스크가 있는 영역에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자회사들은 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투자에 집중하는 등 역할분담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역할분담이 이뤄지면서 배당금 등 투자 재원을 공급하는 자회사는 수익성 창출에 집중하고, 미래 수익 창출원이 될 수 있는 신사업은 지주사가 전담하면서 효율적으로 투자 활동이 운영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3년간 매년 4600억~4800억원대의 자본적 지출(CAPEX)을 유지 중이다. 세부 투자 내역은 대부분 조선산업과 관련된 기계 설비 개선 투자에 집중되며 이는 생산성 향상과 연관된다. 반면 한국조선해양의 투자는 신사업 등에 몰리고 있다. 지난해 주요 투자 내용으로 HD하이드로젠 신규 출자가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HD하이드로젠에 140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지분투자의 40% 이상이 여기에 집중됐다. HD하이드로젠은 탄소포집기술, 수소 밸류체인에 관련된 사업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직 개발 단계인 연료전지(수소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변환 장치)의 상용화를 고려한 투자로 풀이된다.
적극적인 투자가 지속되면서 한국조선해양의 투자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이 관계사 등에 지분 투자 방식으로 투자한 금액은 3340억원이며, 2023년은 5449억원에 달했다. 2022년(457억원)과 비교했을 때 지주사 차원에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향후 투자 계획 등을 묻는 <IB토마토>의 질문에 “배당금 수익과 별개로 지주사 차원에서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특히 SMR(소형모듈원자로), 해상풍력 등 에너지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중”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