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출마 결심 굳혀…내란세력 귀환

핵심 참모들 줄사퇴 시작…대선판 지각 변동 불가피

입력 : 2025-04-28 오후 6:10:19
[뉴스토마토 박주용·차철우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조기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 중 조기 대선 출마를 위해 공식 일정을 전부 비워놓으며 출마를 위한 마지막 점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권한대행의 출마로 대선판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민주당 등 야당은 한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내란세력의 귀환'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도 한 권한대행의 출마로 내부 분열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대철 "한덕수 출마 가능성 90%"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이르면 오는 30일 또는 다음 달 1일 국무총리직에서 사퇴한 뒤 대선 출사표를 던질 예정으로 전해집니다. 한 권한대행이 출마하기 위해선 공직자 사퇴 시한인 다음 달 4일 이전에 물러나야 하는데요. 그는 지난 26~27일엔 아무런 외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습니다. 29일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한 뒤 30일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을 접견하는 것이 권한대행으로서 마지막 일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 참모들도 줄줄이 사퇴할 예정인데요. 이날 한 권한대행의 '복심'으로 불리는 손영택 총리비서실장이 사표를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른 참모들도 조만간 사직한 뒤 한 권한대행의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로써 한 권한대행의 사퇴가 기정사실화되는 모습입니다.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권유했던 정대철 헌정회장은 이날 <뉴스토마토>와 한 통화에서 "한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은 90% 정도"라며 "출마를 결심했다고 보여진다"고 전했습니다. 
 
야당에선 한 권한대행의 출마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내란 공범 후보·주술 연장 후보·의리가 없는 후보·무능한 후보·방탄 후보로 표현할 수 있다(내·주·의·무·방)"며 "5대 불가론이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 권한대행이 12·3 불법 계엄과 내란 사태의 수사 대상이며, 배우자가 '무속에 심취해 김건희씨와 가까운 관계'라는 의혹 등을 이유로 든 겁니다. 김 최고위원은 한 권한대행의 '경쟁력'도 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국민의힘 후보들도 다 별 볼 일 없지만, 한 권한대행 (경쟁력) 자체도 거의 대동소이한 수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 박수현 의원은 한 권한대행을 향해 "떴다방식 대권 후보"라며 "내란마저 막지 못한 국무총리를 데려다가 대권 후보로 내세우려는지 국민의힘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도 전날 민주당 최종 경선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끊임없는 내란 세력의 귀환을 노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중도층 77% "한덕수 출마 반대"
 
최근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반대 여론은 상당합니다. 전날 공표된 <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 결과(4월22~24일 조사·표본오차는 95%에 신뢰수준 ±1.8%·전화면접 조사) 한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응답이 70%를 차지해 '대선에 나서는 게 좋다'는 23%보다 47%포인트 높았습니다. 특히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77%가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한 권한대행의 출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습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서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 장관이 대선 출마하는 게 상식에 맞느냐"고 비판했습니다. 
 
한동훈 후보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 회장에게 한 권한대행 지원을 요청한 부분에 관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권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을 도와달라 부탁하는 것이 뭐가 부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맞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경선이 끝난 후 실제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 과정이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 권한대행이 단일화 없이 단독 후보로 나설 경우도 국민의힘 대선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반명(반이재명) 빅텐트'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보수 표심이 갈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2017년 박근혜씨 탄핵 국면에서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도 반문(문재인) 연합이 추진됐으나, 끝내 무산돼 보수 세력이 대선에서 패배했습니다.  
 
한 권한대행의 출마 선언에 담길 내용도 국민의힘 변수입니다. 임기 단축 개헌을 비롯한 정치개혁과 관세 협상, 국민 대통합의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이재명 후보가 개헌론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지점에 공세를 펼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됩니다. 관련해 정 회장은 "(한 권한대행과 만나면) 개헌, 위기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 국론 통합 등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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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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