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가 박정택 육군수도군단장의 갑질 의혹을 제기하며 공개한 카카오톡 화면. (사진=군인권센터)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갑질 의혹으로 육군본부의 감찰을 받아오던 박정택(중장) 수도군단장이 12일 분리 조치 됐습니다.
군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에 "육군본부의 감찰 과정에서 상당한 혐의가 인정돼 박 군단장에 대한 분리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박 군단장은 12일부터 수도방위사령부에 마련된 분리 공간으로 출근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박 군단장의 분리 조치는 보직 해임이 아닌 직무 배제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박 군단장은 통상 범죄 혐의를 받는 군인이 분리 조치 시 이동하게 되는 보충대가 아닌 수방사의 대령급 장교 사무실에 분리 공간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 군단장이 비서실 근무자들에게 1년여간 '갑질'을 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박 군단장이 비서실 소속 간부에게 부인 몫의 수영장 이용권 현장 접수를 요청하며 새벽부터 가서 줄을 서도록 지시하는가 하면, 자녀 결혼식 때는 메이크업샵과 예식장 간의 운전기사 역할 수행을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중고거래 대행, 반려동물 밥 챙겨주기, 야구·농구·하키와 같은 프로 스포츠 경기 VIP 티켓 구해 오기, 관사 화단에 심겨 있는 감 따기, 화단 가꾸기, 심지어는 관사 위 지붕에서 우는 고양이가 시끄럽다며 포획하여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하인, 노비마냥 간부들을 부려먹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러면서 군인권센터는 "2017년 '박찬주 대장 공관병 갑질 사건' 이후로도 군 내 갑질이 근절되지 않았다. 장군 지휘부를 보좌하는 비서실, 부관직 등 모든 보좌 군인의 업무 실태를 점검하고 지휘관과 가족이 군인을 노예 부리듯 하는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박 군단장을 보직 해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육군은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 중"이라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육군본부 감찰조사팀에서 제보 내용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할 것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적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