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정밀위치 초석 다진 해양첨단…전파교란도 대응 강화"

김정식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원장 '인터뷰'
해양 4차 산업혁명 필수 요소 '정밀 위치'
위성 신호 오차 보정 'DGNSS'…1미터 정교
해양 고정밀 위치정보도 5cm 고정밀 측위성능
KPS 위성 '2027년 발사'…'전파 교란' 동해 설치도 검토

입력 : 2025-05-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해양 분야의 4차 산업혁명 필수 요소는 '정밀 위치'입니다. 특히 스마트 항만의 자동화와 자율운항선박 항법에 '해양고정밀 위치정보' 기술은 높은 정확도로 활용 확대를 위한 초석이 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동해 쪽도 감시국 설치 등 일원화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해양 기반의 전국망 인프라를 진두지휘하는 김정식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원장의 첫 일성은 바다로 둘러싸인 동북아 해양 산업의 요충지,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가 해양 위치정보의 기술력·신뢰성 확보에서 시작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정식 국립해양측위정보원장이 지난 22일 충북 옥천에 위치한 본원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국립해양측위정보원)
 
'해상 고정밀 측위성능' 초석 다지다
 
충북 옥천의 국립해양측위정보원을 지난 22일 <뉴스토마토>가 찾을 때는 기존 GPS의 위치오차를 보정하는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NSS) 등 운영통제센터가 한눈에 펼쳐졌습니다.
 
위성항법보정시스템은 인공위성으로부터 수신하는 전파를 이용해 위치를 측정하는 시스템으로 GPS(미국), GLONSS(러시아), Galileo(유럽), Beidou(중국), QZSS(일본)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차량 운전자들이 공통으로 느끼듯이 GPS 오차가 10m 내외로 손쉬운 이용과 달리 제공 정보의 신뢰성은 보장받지 못합니다.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육지의 도로와 달리 바다는 선박 안전과 정확한 위치 보정이 요구됩니다. 때문에 월미도, 어청도, 말도, 거문도, 호미곶, 삼척, 독도 등 17개소 기준국과 17개소 감시국을 가동하면서 10미터 내외의 위치 오차를 1미터 이내로 정밀 보장한 위성항법보정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해당 시스템은 위성 신호의 이상 유무를 실시간 감시하고 무결성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고 정확한 위치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게 김정식 원장의 설명입니다.
 
스마트 항만(물류), 자율운항선박(항법), 수로측량(해양조사) 등의 활용 분야가 거론되고 있는 해양 고정밀 위치정보는 기존 미터급 한계에서 5cm 고정밀 측위성능을 자랑합니다.
 
2만km를 넘게 날아오는 위성 신호는 지구 대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수십 미터에 달하는 위치 오차를 만들게 됩니다. 보다 정밀한 위치 정보의 신뢰성 기반을 위해 측정 위치의 정확도를 100배 이상 높이는 등 해안으로부터 100km까지 고정밀 측위성능이 확보된 겁니다.
 
김정식 원장은 "해양 고정밀 위치 정보 기술은 국제해사기구의 요구 성능을 만족시키는 위치 정확도뿐만 아니라 실외력 검증까지 수행했다"며 "다양한 전파 재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위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상파 통합 항법 시스템을 통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확보 기술은 자율운항선박뿐만 아니라 해양드론과 같은 첨단 해양 모빌리티 산업의 필수 위치 정보 기술로 이용되며 국내 해양산업 발전을 이끌어갈 것"이라며 "한국형 위성 항법 시스템 KPS를 통한 고정밀 위치 정보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단순한 통신 위성이 아닌 항법시스템을 탑재한 KPS용 위성은 8기 중 1기가 오는 2027년 우주 발사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대한민국 해상에서 5대 양으로 해양 모빌리티 산업에서 육상과 항공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만든 해양 고정밀 위치 정보 기술로 위치 정보의 가치와 비전을 확장하며, 초연결 항행 정보로 첨단 해양 모빌리티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식 국립해양측위정보원장이 지난 22일 충북 옥천에 위치한 본원에서 인터뷰를 통해 "올 3월 신설한 지상파항법과는 GPS 전파교란 대비를 위한 지상 기반 대체 항법시스템 개발 및 운영을 전담하는 등 해양안전 확보를 위한 핵심 부서"라고 밝혔다. (사진=국립해양측위정보원)
 
 
해상 전파 교란 대응력…동해 설치 검토
 
그러면서도 지상파항법시스템(eLoran·이로란)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해상을 오가는 선박들에는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북한의 GPS 전파 교란 공격에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GPS 전파 교란 공격으로 인천 해상을 오가는 여객선과 어선의 내비게이션이 한때 오작동을 반복한 바 있습니다. 
 
이로란은 GPS 전파혼신이 발생해도 지상 송신국(3개소 이상)의 전파 도달시간으로 위치정보 확인이 가능한 독자 항법서비스입니다. 지난 1979년 미 공군에서 구축·운영했으나 1989년 해운항만청이 인수하면서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측위정보원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정식 원장은 "기존 Loran(로란)은 포항을 주국으로 광주와 러시아, 우스리스크국을 종국으로 하는 코리아 로란 체인을 운영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 지상파 항법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현재는 로란보다 한 차원 진보된 이로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 개발이 진행 중이며 구축이 완료되면 20미터 수준의 위치 정확도와 정밀한 시각 정보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서해에 집중된 전파 교란 공격의 대응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동해 쪽 유·무인화 감시국 설치도 검토 중입니다. 높은 산악지형으로 이뤄진 탓에 영향을 덜 받고 있지만 사실상 동해는 사각지대인 셈입니다. 언제든 도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유·무인화 감시국 설치와 더불어 일원화 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 전략 과제입니다.
 
김 원장은 "이로란은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항법 시스템으로 위성 항법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위치 항법 시각 정보를 장애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든든한 국가 측위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위급 상황에 긴급 구조 요청이 기능한 해로드 앱과 관련해서는 "올해 4월 강릉 앞바다에서 낚시 중 조난 신호를 보낸 선박이 해로드 긴급 구조 요청 기능을 통해 신고됐고 구조 사례가 있다"며 "구조에 소요된 시간은 3분으로, 조난자는 해양경찰에 무사히 인계됐다.
 
이어 "해로드 앱을 통해 긴급구조요청 기능을 사용한 사례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앱이 출시된 이후 누적 2497명의 인명을 구조했으며 매년 약 300명이 구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현규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측위정보과장(왼쪽부터)과 김정식 국립해양측위정보원장이 지난 22일 충북 옥천에 위치한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NSS)·지상파항법시스템(eLoran) 운영통제센터에서 현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옥천(충북)=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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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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