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도심형 국립공원 '부산 금정산'…'보존·이용' 균형 관건

도심 속 국립공원 첫 모델 금정산
2023년 팔공산에 이어 24번째
13개소 산지 습지 '최고 밀도'
천년고찰 '범어사' 등 역사·문화 자랑
주대영 "주민들에게 실질적 혜택"

입력 : 2026-03-19 오후 6:02:08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부산 도심과 맞닿은 '금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도심형 국립공원'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생태 보전과 이용 가치,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관리해야하는 만큼 '보존 중심', '이용 중심' 간 균형 관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23년 팔공산에 이어 24번째(공단 관리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은 오는 4월3일 정식 개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지정은 1987년 소백산 이후 38년 만에 기존 도립·군립공원 승격이 아닌 '비보호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최초 사례입니다.
 
17일 <뉴스토마토>가 금정산을 올랐을 때는 18km에 달하는 국내 최장 '금정산성'과 천년고찰 '범어사' 등 역사·문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금정산만의 자원 가치로도 손꼽힙니다. 낙동정맥의 핵심축인 만큼, 생태적으로는 최근 담비, 올빼미 추가 발견까지 멸종위기종 1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특히 13개소의 산지 습지는 국립공원 중 최고 수준의 밀도를 자랑합니다. 부산연구원 조사 결과 이용 가치는 전국 3위권 규모입니다. 연간 탐방객은 지정 전 312만명에서 향후 4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다만, 높은 이용 수요가 곧 자연 훼손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남습니다. 금정산은 이미 200개가 넘는 진입로와 300km에 달하는 탐방로가 형성돼 있고 일부 구간의 훼손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기존처럼 자유로운 이용을 유지할 경우 생태계 부담은 더 가중될 수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말입니다. 도심 인접 200여개에 달하는 탐방로 입구는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흡연·야영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계도 후 엄격히 단속한다는 방침도 세웠습니다.
 
금정산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와 관련해서는 양산 호포마을은 명품마을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범어사 주변에는 국비 100%를 투입해 주차 공간을 확충하는 등 '상생 모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장 관계자는 "금정산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전체 면적의 약 69%가 사유지로 구성돼 있어 공원 관리 과정에서 이해관계 조정은 필수적"이라며 "지정 초기에는 주민과 종교계 반대도 있었지만 혜택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점차 수용 분위기로 전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이 지난 17일 부산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정산 모양의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시민들의 참여와 협치 구조 속에서 초기 시스템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민 불편보다는 국립공원 지정으로 인한 혜택이 크다는 점을 체감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금정산을 서울 북한산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안착시킨다는 복안입니다. 국립공원공단은 부산관광공사와 협업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K-등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범어사의 웰니스 브랜드인 '비오 마인드(BEO Mind)'와 연계한 템플레킹 등 고유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석산 범어사 스님은 "범어사가 국립공원 결정 구조 속에 함께 들어갔으면 한다. 북한산 국립공원 등에서도 사찰이 나중에 참여하면서 갈등이 생긴 경우가 있었다"며 "금정산은 초기 단계인 만큼 사찰이 논의 구조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사찰의 역할과 현실을 언급하며 협력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는 "금정산을 찾는 탐방객의 70~80%가 범어사를 방문한다. 그동안 범어사가 이 산을 지켜온 측면도 있다"며 "사찰이 단순한 이해관계자가 아니라 관리와 운영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공원 내 사유지 문제와 관련해서도 "사유지 비중이 높은데 그중에서도 범어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 이런 점을 고려해 공단과 사찰이 협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찰의 중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주대영 이사장은 "불교계는 문화유산지구라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규제는 완화되고 자율성은 확대됐으며 지원도 늘어났다"며 "과거 갈등 요인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7일 문창규 금정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이 금정산 정상에서 지난 3월3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에 대한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어 "금정산은 도심형 국립공원인 만큼 초기 부산 시민들의 참여 속에서 협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찰과 지역 주민, 부산시와 협력해 공원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역 상생 방안과 관련해서는 "국립공원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한다. 공원 내 마을과 연계해 발전 모델을 만들고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제6회 국립공원의 날' 기념식과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기념행사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부산시민과 경남도민이 가까운 곳에서 우수한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금정산국립공원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겠다"며 "국립공원의 생태·문화적 가치는 지키고 국민 체감도가 높은 사업은 늘려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1차관이 지난 2월26일 금정산국립공원 내 범어사를 예방해 석산스님을 비롯한 관계 스님들과 국립공원 개원에 따른 협업사항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부산=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규하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