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알래스카 LNG “잠재력 확인”…업계 “사업성 글쎄”

다국적 컨소시엄 구성…수익 구조 어려워
사업성 입증 자료 부재…엑손모빌도 철수
초기 투자 비용 부담…비용 전가 리스크도

입력 : 2025-06-10 오후 2:58:46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정부가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해 잠재력을 확인하면서, 관련 업계도 이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알래스카 기후 특성상 고위험·극저온 환경에 적합한 고급 철강소재가 필수인 만큼, 철강업계는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 사업은 미 자본만으로 추진되기보다는 다국적 컨소시엄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고, 초기 투자 규모 또한 막대한 만큼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알래스카 북부 유전지대인 노스슬로프에 있는 원유 송수관. (사진=연합뉴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현지시각) 미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방문해 ‘제4차 알래스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ASEC)’에 참석한 후, 프로젝트의 경제성과 공급 안정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상당 기간 현장에서 가스가 추출되고 있으며, 미국 측 발표 등을 종합할 때 원료 가스의 매장 잠재력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매장 잠재력을 확인한 만큼 국내 철강업계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극권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의 파이프라인으로 앵커리지 인근 니키스키항까지 이송해 동아시아로 수출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입니다. 이 파이프라인 건설에는 알래스카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고위험·극저온 환경에 특화된 고급 철강소재가 필수적이며, 국내 철강사의 기술 경쟁력이 높은 만큼 수혜가 기대됩니다. 
 
아울러 지난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50% 관세를 물려 사실상 대미 수출이 막힌 상황에서, 정부에서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 향후 관세 협상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에 진출하게 된다면 고강도 강관 생산 역량을 갖춘 국내 철강업계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면서 “이는 최근 부과된 철강 관세와 관련한 협상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사업성에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다국적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질적인 수익 구조를 가늠하기 어렵고, 사업성을 입증할 구체적인 자료도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앞서 미 에너지기업 엑손모빌도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해 프로젝트에서 철수한 바 있습니다. 민동준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구체적인 자료도 없는 데다 다국적 컨소시엄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 실질적인 수익 구조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초기 투자 비용도 적지 않은데, 또 만일 미국이 투자 비용 일부를 국내 기업에 전가하게 되면 회수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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