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산 1호 프로젝트 승인…석화 산업 재편 본격화

금융·세제 등 전방위 지원책 공개
가이드라인 제시로 불확실성 줄어
형평성·유인책 등 일부 보완 필요

입력 : 2026-02-25 오후 3:41:12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정부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의 ‘대산 1호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전방위 지원 패키지를 공개하면서, 석유화학산업 재편이 본격화됐습니다. 업계는 금융과 세제, 전기료 할인 등 다각도의 지원안이 마련된 것을 두고 환영의 뜻을 드러내면서도, 산단별 여건 차이를 반영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산업통상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HD현대케미칼(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과 롯데케미칼이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대산 1호 사업재편 추진현황 및 지원 패키지’를 발표하고, 금융·세제·인허가·원가·기술개발 등 전방위 지원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우선 정부와 산업은행은 최대 2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에 나섭니다. 부채비율 급증을 완화하기 위해 최대 1조원을 영구채 전환으로 지원하고, 설비 통합과 고부가 전환을 위한 신규 자금 1조원도 공급합니다. 아울러 약 7조9000억원 규모의 채무 상환 유예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 운용 부담이 일부 완화될 전망입니다.
 
비금융 부문에서도 지원이 이뤄집니다. 세제 측면에서는 지방세와 취득세, 등록면허세 등을 감면합니다. 또 사업 재편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결합 심사 기간을 기존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주요 인허가 승계와 절차를 간소화합니다.
 
원가 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분산에너지특구 제도를 활용해 한국전력공사 대비 4~5% 낮은 전기요금을 적용하고, 열(스팀) 중복 공급 금지 규정을 완화해 저렴한 공급원을 확대합니다. 연구개발(R&D) 부문에서는 올해 총 260억원을 투입하고, 중장기적으로 첨단소재 개발과 AI 기반 소재 설계, 공정 혁신, 바이오 기반 원료 전환 등 대규모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업계는 이번 지원안에 대해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우선 사업 재편 정책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서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평가입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세제개편이나 기업결합 심사 기간 단축 등은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조치인 만큼, 정책 방향이 구체화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불확실성이 줄어 전략 수립이 한층 수월해졌다”고 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이번 지원안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상황에 맞춘 ‘핀셋’ 지원으로, 향후 다른 기업들도 각 사의 재무 여건과 사업 구조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지원책의 핵심은 금융지원으로, 채무 부담이 큰 기업의 상황을 반영한 구조로 보인다”며 “정부가 각 기업의 사정을 세밀하게 반영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석유화학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전기료 인하는 긍정적이지만, 분산특구를 통한 4~5% 인하 수준에 그쳐 다른 산단 기업들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외부 변수에 좌우돼 낮추기 어려운 만큼, 전기료 외 실질적인 비용 절감 수단이 제한적입니다.
 
또 지역 여건에 따라 전기요금 인하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힙니다. 대산의 경우 HD현대오일뱅크 계열 자회사인 HD현대 E&F 등이 분산 발전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분산특구 제도를 활용한 요금 인하가 가능하지만, 해당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산단은 전기요금 감면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정부가 대산에 최대 2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에 나선 것과 관련해, 채무 부담이 크지 않은 기업에도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다른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일부 인하는 긍정적이지만, 분산특구가 적용되지 않는 곳은 혜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 “채무 부담이 적은 기업에는 금융지원보다 다른 형태의 지원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를 대체할 만한 2조원 규모의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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