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국내 섬유·소재를 대표하는 석유화학 3인방인
HS효성첨단소재(298050),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120110)),
태광산업(003240)이 범용 소재의 한계를 넘어 ‘슈퍼섬유’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전통 화학제품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강철보다 강하고 가벼운 첨단 소재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시장 지배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입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3사는 최근 고부가가치 슈퍼섬유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급격히 옮기고 있습니다. HS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를,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태광산업은 ‘아라미드’를 각각 핵심 무기로 삼는 모습입니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철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해 ‘꿈의 신소재’로 불리며, 수소차 연료탱크나 항공기 동체 등 경량화가 필수적인 산업에 쓰입니다. 아라미드는 5mm 정도의 가느다란 실로 2톤의 무게를 들어 올릴 정도로 인장 강도가 높고, 500도가 넘는 고열에도 타지 않아 전기차 타이어, 5G 광케이블, 방탄복 등의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HS효성첨단소재는 기존 타이어코드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부가 섬유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주력인 타이어코드 부문의 영업이익은 448억원을 기록했지만, 이전 분기와 비교하면 판가 인하 압력 영향으로 11% 감소했습니다.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은 유지했으나 성장성에 한계가 확인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반면 고부가 탄소섬유·아라미드 부문은 지난해 3분기를 저점으로 손실 폭이 줄며 바닥을 통과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는 중국발 저가 공세에 따른 재고 손상 영향이 지난 4분기에도 일부 이어졌지만 규모는 축소됐고 올해 3분기부터 베트남 신규 설비 가동으로 수익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며 “아라미드도 전기차 타이어와 광케이블 등 전방 수요 확대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라미드 섬유인 ‘헤라크론’이 사용된 5G 이동통신용 광케이블. (사진=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아라미드를 축으로 반도체·AI, 디스플레이 소재까지 아우르는 고부가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회사가 주목하는 신성장 동력은 아라미드를 비롯해 반도체·AI 소재인 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mPPO), 폴더블 스마트폰용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 등입니다. 전기차와 반도체 기판, 스마트폰 시장의 기술 변화에 맞춰 고부가 소재 비중을 확대하며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아라미드는 국내 1위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어, 후발주자들의 추격 속에서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지난 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아라미드 등 핵심 사업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무급 외부 인사 3명을 영입하는 등 인적 쇄신과 잠재 부실을 미리 털어내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규모 변화를 앞두고 4분기는 지난해 말 손상차손과 컨설팅 비용 등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며 “올해 영업이익을 2032억원”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달 30일 공시한 지난해 영업이익(잠정) 1151억원보다 약 76.5% 급증한 수치입니다.
태광산업은 유태호 대표 체제 하에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석유화학 불황 여파로 순연됐던 울산 아라미드 공장의 증설 작업에 돌입, 생산능력을 기존 연산 1500톤에서 5500톤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입니다. 국내 1위인 코오롱인더스트리(1만5310톤)를 추격하고, 2위인 HS효성첨단소재(3700톤)를 넘어서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이 밖에 프리미엄 가발용 원사인 ‘모다크릴’ 생산량도 60% 늘려 세계 2위 지위를 굳힌다는 구상입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