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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포스코퓨처엠(003670)이 국내외 시설투자를 앞두고 대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전기차 수요 정체로 이차전지 시장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기업가치를 설득해냈다. 시장이 불황인 가운데 과도한 채권 발행은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유증을 선택했다. 엄기천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이 신주 매입에 적극 나선 게 시장 참여를 유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 1차 발행가를 확정했다. 확정된 1차 발행가액은 예정 발행가보다 600원 높은 주당 9만6400원으로 이에 따라 발행 규모도 기존 1조1000억원에서 1조107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포스코퓨처엠은 발행 규모가 소폭 증가함에 따라 사용 자금 규모도 일부 조정했다. 운영자금은 당초 2883억원에서 2952억원으로 올렸다. 다만 시설자금 1810억원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6307억원은 기존 계획대로 유지됐다.
이번 포스코퓨처엠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이차전지 캐즘(신기술 산업의 일시적인 수요 정체 현상)에 대한 자구책이었다.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캐나다 양극재 공장, 포항과 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 및 국내외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대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차전기 수요 둔화로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 6999억원에 영업이익 7억원에 그쳤다. 직전년도 대비 매출액은 22.3% 영업이익은 98.0%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배터리소재사업은 영업손실 369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사업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앞둔 상황에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재무구조 악화라는 위험으로 지적됐다. 이에 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를 선택했고 시장 설득에 나섰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 (사진=포스코퓨처엠)
엄기천 대표이사가 자사주 700주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홍영준 기술연구소장이 460주, 정대형 경영기획본부장이 500주, 윤태일 에너지소재사업본부장이 500주, 천성래 기타비상무이사 500주를 매입하는 등 전체 임원 16명이 신주 매입에 동참했다.
그룹 차원의 지원도 이어져 포스코퓨처엠의 대주주인
포스코(005490)홀딩스는 지분율(59.7%)에 해당하는 신주 100%를 인수해 5256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실적 반등과 6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주가 호조세도 한몫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454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을 기록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배터리소재사업 부문에서 양극재와 음극재 모두 판매량이 증가해 매출은 505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2.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지난달 27일 10만100원까지에서 지난 12일 13만 2400원까지 상승했고 현재는 11만원 후반대에서 거래 중이다.
다만 시장에선 아직 포스코퓨처엠의 온전한 실적 회복에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유상증자로 자금 조달 부담은 덜었지만 향후 이차전지 시장 회복과 공장 가동률 제고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평가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그동안 자금조달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가동률이 40% 수준으로 저조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증설은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최종 발행가는 오는 7월17일 확정될 예정이다. 청약은 7월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며 발행 신주 상장일은 8월8일이다. 일반공모 발행가액은 우리사주조합 및 구주주 청약 시 확정된 발행가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