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그룹(SK하이닉스+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매출이 각각 34.9%, 56.8% 급감했습니다. 북미 지역의 재고 과잉으로 인한 고객 주문 감소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고, 통상적으로 1분기는 비수기라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반응입니다.
SK하이닉스의 PC OEM향 PCle 5세대 SSD 'PCB01'. (사진=SK하이닉스)
지난 19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주요 고객사들이 주문을 대폭 줄이면서 기업용 SSD 평균 판매 가격은 20% 급락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8억8900만달러(2조6000억원), SK그룹은 9억9300만달러(1조3700억원)로 기업용 SSD 공급 상위 5개 기업 중 가장 높았지만, 매출 하락 폭도 34.9%, 56.8%로 가장 컸습니다. 다만 마이크론(-27.3%), 일본 기업 키옥시아(-21.8%) 등 주요 기업 전반에서 매출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업계 공통의 하락세는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연말 판매 시즌이 종료된 뒤 기업들이 재고 조정에 들어가는 1분기에 접어든 데다, AI 붐을 타고 SSD를 대량 선구매했던 북미 주요 고객사들이 예상보다 저조한 수요에 직면하면서 재고가 누적됐고, 이는 가격 하락과 매출 급락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업계는 이 문제가 곧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SSD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반도체 분야 자체가 1분기를 비수기로 본다. 1분기에서 4분기로 갈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통상적으로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고객 수요와 시장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재고 과잉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입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출하가 본격화했고, 아울러 중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CSP)들로부터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AI 서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규모 데이터 저장 등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기업용 SSD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AI 수요에 맞춰 따라가다 보니 일시적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교수는 “어차피 AI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며 “AI에서 다시 수요가 강해지면 SSD의 매출도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