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티웨이항공(091810)이 대명소노그룹에 인수된 이후 첫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를 전면 교체했습니다. 대명소노그룹 서준혁 회장을 포함한 대명소노 인사들이 이사회에 대거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참여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티웨이는 이사회 구성을 새롭게 꾸리긴 했지만, 최근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해 새 이사회는 이를 개선하는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24일 티웨이항공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티웨이항공 훈련센터 1층. (사진=뉴스토마토)
티웨이항공은 24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티웨이항공 훈련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3명(이상윤·안우진·서동빈), 사외이사 2명(김종득·염용표), 기타비상무이사 3명(서준혁·이광수·이병선) 등 총 8명을 새롭게 선임했습니다. 이 중 다수가 대명소노그룹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이사회는 사실상 대명소노 체제로 재편됐습니다.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이름을 올린 기타비상무이사는 다른 이사들과 동일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 상근하지 않고, 사외이사에 적용되는 결격 사유나 겸직 제한 조항도 없어 선임이 자유로운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이사는 이르면 오는 26~27일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새롭게 선임될 예정이며, 그 전까지는 정홍근 대표이사가 직을 이어갑니다.
대표이사 후보로는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상윤 소노인터내셔널 항공사업 태스크포스(TF) 총괄 임원과 안우진 소노인터내셔널 세일즈마케팅 총괄 임원, 서동빈 소노인터내셔널 항공사업 TF 담당 임원이 거론됩니다. 이들 모두 대명소노그룹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 소속이며, 대한항공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정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오늘 임시주총은 티웨이항공의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새로운 이사회와 함께 경영의 투명성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새로 선임된 이사들은 이날 주총에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이사회 개편은 대명소노그룹이 지난 2월 티웨이항공 최대 주주였던 예림당 측 지분 46.26%를 약 2500억원에 인수, 최대 주주로 올라선 지 약 4개월 만에 이뤄졌습니다. 당초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이 지연되며 이날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 장악이 마무리됐습니다. 대명소노는 지난 10일 공정위로부터 티웨이와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습니다.
대명소노는 경영진을 새롭게 꾸렸지만, 티웨이가 당면한 경영 과제가 녹록지 않은 만큼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도 많습니다. 티웨이의 작년 부채비율은 1799%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았습니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4353%까지 치솟았습니다. 유럽 노선 등 장거리 노선에 띄울 항공기 도입과 여기에 투입될 인력을 충원하면서 비용 구조가 급격히 나빠진 탓입니다.
특히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결합 조건으로 이관받은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은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티웨이는 해당 장거리 노선에서 아직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장거리 노선 특성상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저비용항공사(LCC)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이 한계로 지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티웨이가 신규 취항한 인천~밴쿠버 노선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유럽 노선 대신 미주 노선에서 수익을 보전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주 노선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다”며 “티웨이는 유럽 노선 손실을 북미 수요로 상쇄하며 수익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업계는 이번 이사회 개편이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 티웨이항공이 본격적인 체질 개선과 수익성 회복에 나설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