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집값 초양극화…갈수록 벌어지는 자산 격차

서울 국평 아파트값 15억 상회…PIR 고공행진
부동산자산 중심의 부의 집중화 추세 가속화

입력 : 2025-06-30 오전 11:03:36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지난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평균 4510만원. 전용 84㎡(34평) 아파트 한 채로 따지면 15억3340만원입니다. 10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해 2.53배 상승했습니다. 상승액은 2725만원으로 34평 기준 9억2650만원 오른 셈입니다. 서울에서 10년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성동구. 3.3㎡당 평균 매매가가 1760만원에서 4998만원으로 2.84배 올랐습니다. 이어 서초구(2.69배), 용산구(2.69배), 송파구(2.66배), 강남구(2.66배), 강동구(2.64배)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른바 상급지로 통하는 지역이죠.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도 상승했습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11.3으로 집계됐는데요. PIR이란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11.3은 서울에 집을 장만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1년 3개월 동안 모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소득이 오르는 속도에 비해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상황 속 이 같은 통계는 중장년층보다 자금 여력이 떨어지는 청년층에게 더욱 무겁게 다가올 수밖에 없죠. 
 
실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3년 주거실태조사에선 청년 가구(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의 자가점유율이 14.6%에 불과했습니다. 청년 가구의 자가 점유율이 타 연령층 대비 낮을 수밖에 없음을 고려해도 일반 가구 자가 점유율(57.4%)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더욱이 고가주택 쏠림 현상, 공급 부족, 불안 심리로 인한 '패닉바잉' 등 요인이 겹치며 무주택 청년들의 자가 매입 장벽이 더 높아졌습니다. 7월부터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대출 규제가 시행돼 청년층 사이에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내 집 마련하기도 어려워졌다'라는 한탄이 나옵니다. 
 
부동산 자산을 중심으로 한 부의 집중화 현상도 문제입니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22년 증여세 총결정세액 8조4033억원 중 57.2%인 4조8046억원이 서울에서 납부됐습니다. 특히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전체 증여세의 37.2%에 달하는 3조1234억원을 냈는데요.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부의 집중 현상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부의 대물림 초집중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지역별 격차는 곧 부동산 계급으로 귀결되면서 세대 내 불평등도 높아진 것이죠. 
 
서울의 PIR은 뉴욕·런던(7~8 수준), 시드니(5 미만)보다도 높습니다. PIR이 적어도 선진국 수준인 7~8로는 내려와야 저출산, 빈부 격차, 낮은 생활 수준 등의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음을 의미하죠. 특히 특정 사람들이 특정 고가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구매하면서 서울 내 집값 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만큼 부의 대물림과 세대 내 자산 불평등도를 완화할 정책도 나와야 합니다. 땅을 통한 불로소득이 아닌 땀 흘린 노력의 가치가 인정받는 공정한 주택 거래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안정과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첫걸음일 것입니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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