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불법 인사개입…배후에 '김건희'"

KT노조, "김영섭 대표 선임에 대통령실·김건희 입김"
김건희 특검에 '전 정부 외압 의혹 수사' 고발장 제출

입력 : 2025-07-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한동인·이효진 기자] "KT 경영공백 사태는 김건희가 불법 개입하고 정권에 충성 맹세한 자를 사장으로 내려보낸 초유의 사태로, 특별검사(특검)를 통해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KT 노동조합이 윤석열정권의 불법 경영개입 의혹을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당시 대통령실 인사들이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의 입김에 따라 KT 대표이사 임명에 관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팀에 고발장을 제출하며 전 정부 외압 사실을 투명하게 밝혀달라고 촉구했습니다.
 
KT새노조, KT민주동지회, 공공운수노조 방송통신협의회 등이 2일 KT 광화문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스토마토)
 
불법 인사 개입에보이지 않는 손 '김건희'
 
KT새노조, KT민주동지회, 공공운수노조 방송통신협의회 등은 2일 KT 광화문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23년 이후 KT 경영진 공백 사태에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인사와 윤씨 배우자 김건희씨가 연관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KT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표이사(CEO) 리스크에 시달렸다"며 "정치자금, 채용비리, 불법 후원, 국정농단, 부동산매각, 자산매각, 낙하산 등 편법, 불법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며 평판이 바닥을 쳤다"며 "이런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고 KT를 정상화해서 자랑스러운 통신 노동자가 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습니다.
 
의혹의 핵심은 김영섭 현 KT 대표이사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김씨의 불법 개입 의혹입니다. 정부 압박으로 구형모 전 KT 대표이사가 두 차례나 연임을 포기했고,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절차를 거쳐 후임으로 지정됐던 윤경림 전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도 사임했다는 주장입니다. 노조는 압박 배후로 대통령실과 김씨를 지목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구 전 대표이사는) 두 번이나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대표 연임이 확정됐는데, 안 하겠다고 했다. 이상한 일 아닌가"라며 "얼마 전 (KT 자회사) 'KT밀리의서재'가 공정위로부터 조사받은 바 있는데 김건희 가족과 연루된 것 아니냐는 소문이 있다"고 했습니다.
 
구 전 대표이사의 연임 첫 고사 후 이사회의 후보자 심사가 두 차례 있었지만 김 대표이사가 한 번도 이름을 올린 적 없던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 치열했던 대표 선임 과정에 1차 27명, 2차 34명에도 후보에도 이름이 오르지 않았던 김영섭 대표가 KT 대표로 왔다"며 "구조조정 전문가인 데다 통신 전문가도 아니고, KT 수장을 맡기엔 부족한 인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 선임에는 당시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의 친분과 김씨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김 위원장은 "(김 대표 취임 후) 이관섭 비서실장의 개인적인 친분과 김건희씨 입김이 있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며 "1, 2차 후보에도 이름 올리지 않았던 김 대표가 KT 사장이 된 건 지역 예선에도 나서지 않은 채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딴 격"이라고 밝혔습니다.
 
KT 노조는 2일 기자회견 직후인 오전 11시 40분 경 김건희 특검(특별검사)에 온라인으로 고발장을 제출했다.(사진=뉴스토마토)
 
 
"민간 기업 KT에 정부가 불법 개입"
 
KT는 대표적인 소유분산기업입니다. 과거 공기업 출신 민영기업이기에 명확한 대주주가 없습니다. 특히 의혹이 불거진 시점인 지난 2023년에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었습니다.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활용해 정부의 손길이 닿기 쉬운 것입니다. 
 
실제로 정부가 국민연금을 이용해 KT를 압박한 정황도 포착됩니다. 구 전 대표 퇴임 당시 윤씨는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단기 재무적 투자자들과 중장기 전략적 기관 투자자들이 섞여 있다"면서 "소위 스튜어드십 코드가 작동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튜어십 코드는 연기금을 비롯한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주주로서 적극 참여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에게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 지침을 뜻합니다. 대통령이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을 콕 찍어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주문한 건 당시 대표 선임 과정에 있던 KT에 국민연금의 개입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은 "(연임이 확정된) 구 대표가 갑자기 국민연금서 우려가 있다고 했다"며 "그 우려를 반영해서 복수의 후보를 놓고 다시 재선임하자고 했다. 적법 절차로 진행된 사항인데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
 
노조는 김 대표이사 외에도 윤석열정부 당시 낙하산 인사 문제가 심각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김영섭 대표이사 외에도 대규모 낙하산이 내려왔다"며 "어떻게 민간 기업에 대규모 불법을 자행하고 부당 개입을 할 수 있냐. 그 결과 KT 많은 노동자가 고통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KT 노조는 김건희 특검팀에게 KT 경영 공백 사태의 배후를 윤석열정부로 지목하며 외압 사실을 밝혀낼 것을 촉구했습니다. 회견 직후 특검에 온라인으로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앞서 고발장을 직접 전달하려 했으나 특검팀이 입주한 KT 건물 측 방호에 제지당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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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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