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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농기계 제조사
아세아텍(050860)이 주가 부양 등을 위해 공개매수를 실시했지만, 공개매수 가격이 기업가치 대비 턱없이 낮아 주주 이익 침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개 매수가를 적용한 아세아텍 PBR(주당순자산가치)는 0.5로, 이는 주주가 기업 가치 대비 절반 수준 가격에 지분을 판매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러한 우려가 나온 배경에는 주가를 기준으로 공개매수가를 정하는 관행이 있다. 주가 외 기업 가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주주 이익이 보장되는 공개매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아세아텍)
프리미엄 얹은 공개매수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세아텍은 지난 6월12일부터 7월3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공개매수 규모는 29억원으로 총 100만주(총발행주식수 2250만주의 4.4%)를 공개매수했다. 오는 9일 아세아텍은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을 한도 내에서 모두 매수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1주당 2900원으로 정했다. 실제 지난 2023년 8월부터 공개매수 마감일인 7월3일까지 아세아텍 주가가 2900원을 넘은 적이 없다. 따라서 해당 기간동안 아세아텍 주식을 산 주주는 공개매수가에 주식을 팔아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이에 공개매수 개시 직전인 6월11일 주식을 산 주주는 종가(2275원) 대비 프리미엄 27.47%을 얹어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고, 3개월 전 주식을 샀다면 40.58%까지 프리미엄을 더해 회사 측에 주식을 넘길 수 있다. 최근 2년간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일부 주주는 최대 45%(주가 2000원)까지 프리미엄을 얹어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다.
회사는 주가 부양 및 그동안 못다 한 배당에 대한 보상 차원 등에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022~2024년 회계연도 동안 회사가 매년 주당 50원씩 배당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일견 공개매수를 통한 주주환원 이유는 타당해 보인다. 주가 기준 배당금 비율인 현금배당수익률은 2024년이 2%, 2023년은 1.7%로 해당 기간 은행 이자율보다 낮은 수익률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도 가능하다.
다만, 아세아텍이 제시한 시가 대비 높은 공개매수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은 시큰둥한 모습이다. 기업 가치 대비 공개매수가가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저평가된 주가가 지속되고 있어 프리미엄을 얹은 공개매수 가격이 아세아텍 기업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일부 주주 사이에서는 저가에 자사주를 매입하기 위해 주주 환원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자산 가치 못 미치는 매수가…가치 제고 효과 의문
현재 아세아텍 주가는 아세아텍이라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PBR을 통해 알 수 있다. PBR은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시가총액을 통해 기업이 평가 수준을 알 수 있다. PBR이 1이면 주가가 기업 본질 가치만큼 평가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분기 월간 주가 평균에 기반한 아세아텍 PBR은 0.35 수준으로 파악된다. 3분기 평균 주가 기반 시가총액 456억원 대비 3분기 자본총계는 1299억원을 반영한 수치다. 이는 아세아텍 기업 가치가 정식 가치 대비 35%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세아텍은 회계연도 기준월이 6월이기 때문에 올해 1~3월은 3분기다. 이에 시장에서 아세아텍 기업 가치를 온전하게 평가하려면 주가가 최소 5773원 이상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개매수가 2900원이 반영된 아세아텍 PBR은 0.5 수준이다. 회사 역시 주가 부양을 내걸고 공개매수를 했지만 저평가된 가격에 지분을 매입하는 모습이 되는 것이다. 주주로서는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기업 장부가치 대비 절반 수준에 지분을 파는 셈이다. 주가 부양 및 주주 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내걸었지만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개매수 가격 기준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한화를 예로 들어 주주 이익 침해가 없는 공정한 공개매수 가격 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당시 한화 공개매수에서 PBR 0.28 수준에서 공개매수가 이뤄졌는데, 이후 한화 주가가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낮은 일반 주주들이 이익을 침해 당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주식 시가를 기준으로 공개매수가를 정하는 것은 관행에 따른 것이다. 다만, 기업가치 대비 지나치게 저평가된 주가를 기반으로 공개매수가를 설정하는 것은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ESG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주가가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실제 가치보다 낮을 경우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IB토마토>는 아세아텍 측에 공개매수가 산정 기준 및 주주 환원 효과 등을 질문하고자 했으나 연락을 받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