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프랜차이즈' 크래프톤, '배그' 의존 여전

상반기 배그 성장률 전년비 10%
관심 줄어든 '인조이' 업데이트 예고
'서브노티카 2' 등 종결자 장르 투자
13개 파이프라인 멀리 보며 가동

입력 : 2025-07-30 오후 2:54:05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크래프톤(259960)이 전략적 투자로 'PUBG: 배틀그라운드' 의존도 낮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5362억원에 영업이익 7033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은 매출 6620억원에 영업이익 24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6.4%와 25.9% 줄었습니다. 
 
상반기 PC와 모바일 부문 성장을 주도한 게임은 '배틀그라운드'입니다. 올해 상반기 배틀그라운드 프랜차이즈 성장률은 전년 동기보다 10% 올랐습니다. 캐릭터 업그레이드와 인도 유명 기업과의 협업 등이 효과를 봤습니다. 크래프톤은 하반기에도 자동차 브랜드 '부가티'와 걸그룹 '에스파'와의 협업으로 연간 성장률을 높일 계획입니다. 
 
앞서 크래프톤은 올해 1월 프랜차이즈 IP를 통한 계단식 성장 계획을 밝혔습니다. 14개 스튜디오 중심으로 자체 제작 투자를 늘리고 세컨드 파티 배급(2PP)과 플랫폼 확장 등으로 IP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입니다. 2029년까지 배틀그라운드 IP로 4조원, 신규 IP로 3조원으로 총 매출 7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13개 신작 파이프라인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5'의 전야제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에서 인조이 첫 번째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트레일러를 공개한다. (이미지=크래프톤)
 
IP 다각화 성과는 아직 단기 효과에 그치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올해 3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판) 출시로 IP 다각화에 나섰습니다. 출시 초반 성과는 높았습니다. 인조이는 일주일 만에 100만장이 팔렸습니다. 지역별로는 북미 29%, 유럽 28%, 아시아 25%로 고른 비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용자가 급감한 뒤 반등이 요원합니다. 직전 24시간 최고 접속자 수는 출시 첫날인 3월28일 8만7377명이었지만 이달 30일 1332명에 그쳤습니다. 
 
기대작 '서브노티카 2'는 얼리 액세스 일정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미뤄졌습니다. 이 게임을 만드는 자회사 언노운월즈 전 경영진은 최근 언아웃(성과 연동형 금액) 등 300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크래프톤은 게임 완성도를 높여 내년 얼리 액세스한다는 방침입니다. 
 
크래프톤은 멀리 내다보며 IP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오진호 크래프톤 CGPO(글로벌 퍼블리싱 책임자)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장르에서 잘하고 있는 게임이 지금의 오래된 게임(심즈)로 25년 된 IP"라며 "인조이 같은 게임은 25~30년 갈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배틀그라운드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크래프톤은 동남아 휴양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신규 도시 '차하야' 업데이트 예고편을 8월19일 독일 게임스컴 전야제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 때 공개합니다. 지난해 ONL 온오프라인 관람객이 약 4000만명인 점을 볼 때 전 세계 게이머의 이목을 끌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게임스컴 행사 기간인 20~24일에는 현장 부스에서 차하야 시연도 진행합니다. 
 
서브노티카 2는 '원작 이후'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 얼리 액세스에 대한 자체 기준을 높여 내년에 선보일 방침입니다. 출시 일정보다 IP 신뢰도가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서브노티카는 크래프톤 신작 파이프라인 13개 중 8개를 차지하는 '종결자' 장르에 속합니다. 크래프톤은 시장 크기가 작아도 충성도 유저가 확실한 장르로 인정받아 장기 성장 토대를 마련한다는 전략입니다. 
 
이 밖에 오픈 월드 RPG처럼 성숙한 시장에 '프로젝트 윈드리스' 등 2개, 잠재력 있는 장르 2개, 새로운 장르 1개 게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IP 확장을 위한 미디어 전략도 펴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지난 6월 일본 3대 종합광고 회사인 ADK그룹 모회사 BCJ-31를 750억엔(약 7103억원)에 인수해, 크래프톤 게임의 일본 내 콘텐츠·미디어 산업 연계·확장 역량을 확보했습니다. 
 
게임 IP 확장에도 한창입니다. 크래프톤은 올해 3월 인도 크리켓 게임 개발사 노틸러스 모바일을 1375만달러(약 202억원)에 인수해 인도 법인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최근 카카오게임즈의 넵튠 지분 39.37% 전량 인수한 데 이어, 300만장 판매된 '라스트 에포크' 개발사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 지분을 100%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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